◎수출촉진 등 내년께나 가시화최근의 엔화 강세가 연말까지 지속되더라도 연내 국내경기 상승을 유도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됐다.
3일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엔강세와 우리경제」란 연구자료에서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엔고현상」의 효과가 연내 우리경제에 가시화되기 힘들며 강세기조가 연말까지 지속될 경우 내년초부터 수출촉진 등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연구원은 현재 1백15엔대를 유지하는 엔·달러환율이 연말까지 1백10엔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이는 작년 하반기 수준에 그칠 뿐 95년중 1백엔미만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아직도 엔화가 국내기업의 수출촉진을 위해 충분히 절상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또 비록 엔화절상으로 우리의 가격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단기적으로 해외수요가 뚜렷하게 늘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와 일본이 국제시장에서 경쟁을 하는 상품은 대부분 조선, 기계 등의 자본재나 자동차, 전자제품 등의 내구소비재로서 가격뿐 아니라 품질이 수요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또 엔화강세가 설비투자수요를 크게 증가시킬 가능성도 크지 않아 국내경기의 진작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예상했다.
즉 경기불황기인 지금은 가동률이 낮고 실업률이 높아 생산시설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비록 수출수요가 증가한다 하더라도 즉각적인 설비투자로 이어지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이밖에 최근의 경기불황은 반도체 부문의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폭락 등 수급요인에 크게 기인하기 때문에 엔화강세로 우리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강화된다고 해도 수출단가가 회복되지 않는 한 기업수지가 크게 개선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따라서 최근의 엔화강세가 단기적인 경기상승을 유도하기 힘들고 강세기조가 연말까지 지속된 이후에나 그 효과를 뚜렷이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이형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