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김재철 회장 “적자는 범죄행위”/동원산업 내실경영 귀감

◎연초 단기외채상환 수출도 호조/작년부진 딛고 올 백억 이익 전망/「무차입·무적자」 동원증권도 타격 없어『내실경영으로 경제위기를 돌파한다.』 국제통화기금(IMF)사태로 기업들이 하루에도 몇개씩 쓰러지는 상황에서 재계순위 40위권의 중견그룹인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동원그룹의 모기업인 동원산업은 올해 매출 6천1백억원에 1백억원 이상의 경상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또 외화부채 1억3천만달러 중 3천만달러의 단기부채는 연초에 상환한데다 올해 참치 수출물량이 1억2천만달러에 달해 다른 기업들이 겪는 「환차손 고통」도 없다. 이같은 동원산업의 성과에 대해 업계에서는 김회장의 「내실경영」이 경제위기 상황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한다. 지난해 동원산업은 어황이 나쁘고 식품사업 등에 대한 시설투자로 1백9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69년 회사설립 이래 첫 적자였다. 「기업경영인이 적자를 내는 것은 범죄행위」라는 지론을 가진 김회장은 이에 충격을 받은 듯 대외활동 자제를 선언하고 기업경영에만 몰두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김회장의 대외활동은 매우 활발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해양수산기업인으로 김회장은 1개월에 1∼2회 이상 대학 등에서 강연활동을 벌였으며 지난해 해양부 발족에도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김회장이 올해초 직원들 앞에서 『지난해 모기업인 동원산업이 적자를 내 회사 안팎의 사람들에게 부끄럽고 죄스럽기 그지없다』며 『앞으로는 공개적인 활동을 자제하겠다』고 밝힌 뒤 언론과의 인터뷰나 강연활동을 중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김회장은 올해들어 현장경영에 주력, 서울에 있던 원양어업 관련부서를 부산으로 내려보내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했으며 김회장도 한달에 1주일씩은 꼭 지방사업장을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원산업은 올해 원양어업부문의 어획량이 지난해보다 17% 정도 늘어나고 지난해 톤당 8백달러선이던 참치 어가가 1천2백달러선으로 높아지고 식품사업 등의 호조로 탄탄한 매출증가와 경상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계열사인 동원증권도 지난 5월초 무차입, 무적자, 무불만의 「3무경영」을 선언한 후 단기차입금을 전혀 쓰지 않아 일부 증권사가 주식시장의 침체와 자금사정 악화로 쓰러지는 상황에서도 전혀 타격을 입지 않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그동안 빚을 얻어서라도 외형성장에만 치중한 기업이나 이를 방치한 정부가 현재의 경제위기에 책임이 있다』며 『이러한 현실에서 김회장의 경영자 윤리의식은 큰 시사점을 던져준다』고 말했다.<이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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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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