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검 외사부(김형준 부장검사)는 자녀를 외국인학교에 부정 입학시키기 위해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자녀의 외국 국적 취득을 의뢰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학부모들을 지난 11일부터 집중 소환해 조사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검찰은 이날 국내 A그룹 전 부회장의 아들과 며느리를 불러 조사한데 이어 14일에도 B그룹 전 회장의 아들 내외를 조사하기 위해 소환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환대상 학부모 대부분은 서울 강남에 살고 있고 남편이 투자업체 대표, 골프장 소유주, 병원장 등으로 부유층과 사회지도층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브로커에게 1인당 5,000만~1억원씩을 주고 자녀가 브라질ㆍ시에라리온 등 중남미와 아프리카 국가들의 국적을 취득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위조한 현지 여권과 시민권 증서 등을 넘겨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넘겨받은 서류들은 자녀가 외국인학교에 부정 입학하는 데 사용했다.
검찰은 1차 소환 대상 학부모를 60여명으로 압축했으며 매일 1~2명씩 피내사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뒤 혐의가 인정되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검찰 조사에서 일부 학부모는 “브로커에게 속아 진짜 외국 국적을 주는 줄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그러나 거액의 돈 거래가 이뤄진 점 등에 비춰볼 때 학부모들도 문서위조 사실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