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상반기 혹독한 구조조정으로 몸집을 줄인 석유화학업체들이 재무구조 개선과 내수회복·금융비용 감소 등에 힘입어 사상 최대의 경상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11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SK㈜는 지난 상반기 중 5조원대의 매출을 기록, 전년 동기대비 20% 가량 위축된 반면 경상이익은 지난해 상반기의 545억원에 비해 5배 이상 늘어난 2,500억~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LG화학도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줄어든 반면 경상이익이 같은 기간 678억원에서 2,000억원대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조조정 모범기업으로 이미지를 높인 한화석유화학은 매출이 같은 기간 9,051억원에서 7,253억원으로 감소한 반면 경상이익은 99억원에서 711억원으로 7배나 늘어났다.
이같은 현상은 호남유화·대한유화·대림산업 등 대형 유화업체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경상이익이 급증한 유화업체들의 공통점은 지난해부터 구조조정에 적극 나섰다는 것. SK㈜의 경우 지난 1월 산하 6개 가스회사를 총괄하는 SK엔론을 설립하면서 미국 최대 전력회사인 엔론으로부터 2억4,000만달러를 들여왔다. 인력도 20% 이상 줄여 인건비 부담을 크게 덜었고 차입금 규모도 지난해 말에 비해 1조원 정도 줄였다.
사업부문 매각으로 재무구조가 급격히 개선되기는 LG화학도 마찬가지. LG화학은 특히 내수시장 회복으로 건축 내외장재와 자동차부품 분야에서 상당한 수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한화석유화학은 과산화수소 부문과 PMMA 부문을 핀란드와 프랑스사에 매각, 전체 외형을 줄였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1,528억원에서 올 상반기 913억원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구조조정 덕분에 외자를 유치하는 등 재무구조가 견실해졌고 금융비용도 크게 줄어 들어 경상이익은 큰 폭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유화제품 수출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세계적으로 유화제품 공급과잉이 여전해 국내 업체들이 수출로 큰 수익을 올리기는 어렵다는 게 유화업계의 분석이다.
LG화학 관계자는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구조가 개선된데다 내수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어 대부분 유화업체들의 수익성은 더욱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손동영기자SON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