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화식주 시대

<화장품·먹을거리·집>


요즘은 화장품 홍수의 시대이다. 의복지출을 줄이는 대신에 피부에 직접 바르는 화장품을 피부에 입히는 옷이라 여겨 화장품에 대한 지출을 늘리는 여성이 많아져서 '의식주' 대신 '화식주' 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이다. 경제 위기를 겪을 때마다 더 화려하게 보여서 어려움을 감추기 위해 치마의 길이는 점점 짧아지고 화장품의 사용은 늘어났다. 시장은 오히려 더 커졌다. 우리나라 화장품 전체 시장은 올해 8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굴지의 화장품 회사들과 외국의 유명브랜드뿐만 아니라 매년 발전을 거듭하는 새로운 브랜드의 제품들이 쏟아져 나와서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백화점ㆍ면세점ㆍ소매점뿐만 아니라 인터넷ㆍ홈쇼핑에서도 화장품 판촉이 홍수를 이룬다. 쏟아지는 정보 속에 소비자가 자기에 맞는 화장품을 고르기는 너무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그래서 겹치는 기능의 화장품을 구입하거나 선물 받고, 샘플을 사용한다. 꼭 필요한 화장 과정만으로도 충분한데 혹자는 화장의 단계가 열 가지나 돼서 문제를 일으키는 화장품을 찾아내기가 매우 힘든 경우가 많다. 좋은 것도 과하면 항상 화를 부른다. 지나친 각질제거, 피부마사지에 의해 오히려 피부자극, 접촉피부염, 모공 염증이나 여드름이 발생해 피부과를 찾는 경우가 많다. 자기 피부 상태가 피부질환 상태인지 단지 일시적인 자극 상태인지도 모른 채 광고에 현혹돼 화장품을 과다 사용하게 되면 피부 건강을 잃을 수 있다. 광고에 현혹되지 말고 자신이 발라보고 피부에 부담이 없으면서 좋은 제품을 구해야 한다. 얼굴에 각질이 생기면 무조건 건성이라고 믿거나 여드름이 생기면 지성으로 믿고 화장품을 바르는 것은 옳지 않다. 부위별 피부 상태에 따른 화장품의 적절한 선택이 필요하며 피부 상태를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서는 피부과 의사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을 것이다. 건강한 피부는 최소한의 화장품을 필요로 한다. 요즘은 기능을 강조해 주름 개선, 미백, 자외선 차단에 효과 있는 기능성 화장품들이 시장의 화제이다. 그러나 그다지 소비자가 만족할만한 효과를 가진 화장품은 많지 않은 것 같다. 화장품은 치료약이 아니므로 효능을 너무 강조하다 보면 소비자가 현혹되기 쉽다. 화장품들이 소비자에게 마치 의약품인 양 오해를 줄 수 있으므로 기능성화장품법이 발효돼 조정을 하고 있으며, 아토피피부염이나 여드름의 치료 효과가 있는 등의 과대 광고로 소비자가 현혹되지 않게 하기 위해 화장품 표시광고규제안이 마련되고 있다. 과학의 진보가 언젠가는 피부에 무해하며 사용하는 즉시 소비자의 욕구가 충족되는 화장품도 나올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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