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김인경 또… 연장전의 눈물

LPGA 포틀랜드 클래식

연장 무승 불운 5번째 발목 잡혀

무명 언스트에 4년만의 우승 내줘

한국선수 3연속 우승행진도 스톱


"연장전 우승이 없었던 게 마음에 걸렸나봐요."

연장전 끝에 4년 만의 우승 기회를 놓친 김인경(26·하나금융그룹)의 말에서는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미국의 신예 오스틴 언스트(22)가 우승컵을 가져가면서 한국 선수들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4주 연속 우승은 불발됐다.

1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컬럼비아 에지워터CC(파72·6,476야드)에서 열린 포틀랜드 클래식 최종라운드.


전날 3라운드에서 한국 선수들이 대거 상위권에 포진해 4년 만의 한국 선수 4연승 전망은 밝아 보였다. 하지만 무명의 언스트가 복병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LPGA 투어에 데뷔해 올해 톱10에 한번도 들지 못한 언스트는 16번홀까지 이글 1개를 포함해 7타를 줄이며 선두로 치고 나왔다. 김인경과 유소연(24·하나금융그룹)이 1~2타 차 뒤에서 역전을 노린 가운데 언스트가 긴장한 듯 17번과 18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 보기를 범하면서 다시 기회가 왔다. 언스트가 공동선두로 먼저 경기를 끝내 우리 선수들에게 공이 넘어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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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끝내 결정타가 터지지 않았다. 2주 연속 우승을 노린 유소연은 18번홀에서 더블보기를 적어내 경쟁에서 탈락했다. 벙커에서 친 두번째 샷을 페어웨이 왼쪽 워터해저드에 빠뜨린 게 뼈아팠다. 김인경은 마지막 홀에서 절묘한 어프로치 샷으로 파 세이브를 해내 연장전에 들어갔다. 언스트가 두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반면 김인경은 그린 왼쪽 가장자리로 보냈다. 언스트가 2퍼트로 파를 기록한 뒤 2m 남짓한 회심의 파 퍼트가 홀을 외면하면서 김인경은 고개를 떨궜다.

이날 4언더파 68타(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를 친 김인경은 지난 2010년 로레나오초아 인비테이셔널 제패 후 4년 만에 찾아온 통산 4승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2012년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35㎝ 퍼트를 놓친 것을 포함해 모두 5차례 치른 연장전에서 한번도 이기지 못하는 불운이 이어졌다. 정규 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승부를 마무리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김인경은 "최근 가장 좋은 드라이버 샷을 날려놓고 거리 판단을 잘못해 두번째 샷을 그린 뒤쪽으로 보냈다"고 돌아봤다. 유소연은 이날 4타를 줄인 최운정(24·볼빅)과 함께 공동 3위(12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한국 선수들은 박인비가 빠진 가운데도 공동 9위 이내에 7명이 입상하며 올해 남은 대회에 기대를 걸게 했다.

언스트는 짜릿한 생애 첫 우승을 차지, 지난해 받은 시즌상금 14만2,000달러보다 많은 19만5,000달러(약 2억원)를 챙겼다. 그는 "연장전을 앞두고 프로골퍼인 아버지와 통화해 어드레스 방향을 정확히 하라는 조언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한희원(36)과 장정(34)은 각각 공동 66위(3오버파)와 공동 59위(이븐파)로 마감한 뒤 눈물을 흘렸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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