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눈)롯데홈쇼핑의 수상한 영업이익


"아무리 봐도 이상합니다.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아도 홈쇼핑 특성상 기본 매출이 있는데 영업이익이 그렇게 적을 수가 없을 텐데요."

최근 기자가 만난 홈쇼핑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홈쇼핑의 영업이익에 대해 "한마디로 미스터리"라고 꼬집었다. 다른 5개 홈쇼핑 사업자는 영업이익률이 15%를 웃도는데 유독 롯데홈쇼핑만 10%대에 머물기 때문이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매출 7,732억원, 영업이익 781억원을 거뒀다. 같은 기간 현대홈쇼핑은 매출 7,999억원에 영업이익 1,44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엇비슷하지만 영업이익은 두 배가량 차이가 난다. 남들처럼 물건은 많이 팔았는데 정작 수중에 떨어지는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롯데홈쇼핑은 "홈쇼핑 후발주자여서 마케팅 비용이 많고 협력사 수수료가 적기 때문"이라고 해명한다. 하지만 롯데홈쇼핑보다 더 늦게 들어온 홈앤쇼핑은 중소기업 제품 비중이 80%가 넘는데도 23%의 영업이익률을 거뒀다. 유통업계 '미다스의 손'임을 자부하는 롯데의 해명이 옹색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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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롯데홈쇼핑이 무리하게 홈쇼핑시장에 뛰어든 점을 지적한다. 케이블방송 기반인 홈쇼핑은 케이블사업자(SO)에 송출 수수료를 낸다. 홈쇼핑 6개사 수수료가 연간 1조원에 달할 만큼 '황금채널'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롯데홈쇼핑이 선두업체인 CJ오쇼핑과 GS샵을 따라잡기 위해 유독 케이블 수수료에서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은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매출의 상당 부분을 케이블 수수료로 떼주고 나면 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익이 적으니 차별적인 신상품 확보나 연구개발에 나서지 못하고 결국 주 수익원인 납품업체 수수료마저 제값을 못 받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특히 직원들은 상품을 많이 팔아도 보상이 적으니 사기가 꺾인다. 이달 초 롯데홈쇼핑 전·현직 임직원들이 납품 비리로 전격 구속된 것도 업계의 고질적인 병폐를 떠나 롯데홈쇼핑의 구조적인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의미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내년 5월 홈쇼핑사업자 재승인 심사에서 롯데홈쇼핑에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토하기로 했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재승인 취소라는 최악의 사태를 맞이할 수도 있다.

롯데홈쇼핑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분골쇄신해야 한다. 무리한 사업 확장보다는 잃어버린 신뢰 회복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 홈쇼핑은 없는 것 빼고 다 판매한다지만 신뢰는 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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