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WB)이 미국의 '나 홀로 성장'만으로는 글로벌 경제를 이끌 수 없다며 올해 세계 평균 경제성장률이 3.0%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6월 발표했던 전망치 3.4%에서 0.4%포인트 낮춘 것이다. 특히 유가폭락과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의 제재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러시아의 경우 -2.9%로 성장률이 급락하고 수출주도형 성장에서 내수 중심의 경제로 전환하고 있는 중국도 7%에 겨우 턱걸이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은행은 13일(현지시간) '2015년 글로벌 경제전망(GEP)' 보고서에서 지난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2.6%에 그쳤고 올해와 2016년에는 각각 3%, 3.2%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6월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2014년과 올해, 2016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각각 2.8%, 3.4%, 3.5%로 예측했었다.
카우시크 바수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경제가 지금 미국이라는 단일 엔진으로 가동되고 있는데 이를 전 세계에 장밋빛 전망으로 제시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우리에게는 서너 개의 엔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전했다.
국가별로는 미국과 인도의 전망이 가장 밝았다. 세계은행은 미국의 성장률이 올해 3.2%로 지난해의 2.4%에 비해 크게 오를 것으로 봤으며 인도도 올해 6.4%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계은행은 이들 국가를 제외한 전 세계 주요 국가의 대부분이 올해 부진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6월 대비 60% 가까이 폭락한 최근의 유가 및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권 제재 등 악재가 겹친 러시아의 올해 성장률은 -2.9%로 집계돼 기존 전망치보다 3.4%포인트나 깎였다. 중국의 성장 전망치도 종전 7.5%에서 7.1%로 0.4%포인트 낮췄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과 일본도 각각 1.1%, 1.2%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전망치는 발표되지 않았다.
세계은행은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가의 금리 인상 및 이로 인한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유로존 및 일본의 장기 경기침체 △중국 경제 둔화국면 지속 등이 올해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글로벌 경제회복세가 더딜 경우 올해 중반으로 예상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연기될 수 있다고 세계은행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