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국제상품 가격 급락 배경과 파장

천정부지로 치솟던 국제원자재 가격이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상품시장은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원자재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로서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일 수도 있어 대응이 쉽지 않다. 상품 가격 하락 소식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식시장이 급락하고 환율이 오른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지난주 뉴욕상품시장에서는 원유는 물론 비철금속ㆍ곡물 가격 등이 일제히 급락하면서 국제상품 가격의 거품이 꺼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루 사이 8%나 떨어진 은값 하락세는 니켈ㆍ구리 등 비철금속은 물론 옥수수ㆍ면화ㆍ밀 등의 가격도 크게 끌어내렸다. 상품시장이 패닉에 빠진 표면적인 원인은 양적완화 등 미 정부의 잇따른 경기부양 조치에도 고용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다 유럽중앙은행이 경기둔화를 우려해 금리를 동결한 데 따른 영향이었다. 여기에 골드만삭스가 헤지펀드 등 투기세력들의 이탈 가능성을 경고한 가운데 조지 소로스 등 큰손들이 발을 빼고 있다는 분석이 가세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원자재 가격 하락세가 앞으로 계속 이어질지, 아니면 일부에서 예상하는 대로 다시 반등세로 돌아설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가를 비롯해 국제원자재시장에 투기세력이 광범위하게 개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손들이 빠져나갈 경우 하향안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국제상품 가격 급락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복합적이다. 국제상품시세의 하향안정세가 지속되면 국내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들어 당면 현안인 물가안정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상품가격 하락세는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을 예고한다는 점에서 수출에 악재가 될 수 있다. 더구나 세계경제가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벗어나기는 했지만 올 들어 경기회복세가 둔화되는 등 다시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3% 수준의 성장을 예상했던 미국은 1%대로 떨어졌다. 유럽은 재정위기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고 중국도 물가안정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수출환경이 나빠질 가능성이 큰 것이다. 국제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긍정적 효과는 극대화하면서 부정적 요인은 최소화해나가는 것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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