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종이책과 전자책의 성장세가 저조한 가운데, 오디오북 시장이 연간 28%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미디어 환경이 비슷한 한국에서 오디오북이 좋은 내용물을 담아낸다면 성과를 기대할 만 합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근대를 통과하며 잃어버린 우리 문학의 소리성을 되찾는 계기가 되는 동
에 문학을 통해 한국현대사를 이해하는 통로가 될 겁니다.” (박영률 커뮤니케이션북스 대표)
1910년대에서 해방 전후까지 한국 근현대문학의 대표 중단편소설 100편을 유명 배우의 목소리로 듣는다. 한국연극인복지재단과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출판사 커뮤니케이션북스가 함께 하는 ‘100인의 배우, 우리 문학을 읽다’ 프로젝트다.
2일 서울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연극배우인 박정자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과 박영률 커뮤니케이션북스 대표, 신용섭 EBS 사장을 비롯해, 김석만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배우 남명렬·송일국·예지원·김호정 등이 참석했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여름께부터 준비됐다. 박영률 대표와 김석만 교수가 먼저 의견을 모았다. 김 교수는 “사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소중한 것을 잘 모릅니다. 누구나 느끼고 생각하지만 그걸 표현하기 어려운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이렇게 스스로를 표현하는 활동이 늘어나지 않을까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책 선정은 문학출판 임프린트 지식을 만드는 지식이 3년 전 출간한 ‘한국근현대대표작가 100선’ 전집을 기본으로 했다. 특히 현재의 언어로 바꾸지 않고, 책이 쓰인 당시 초판의 표기법 그대로 낭독한다.
이미 연극배우 박정자, 탤런트 안재욱·정보석이 녹음을 마쳤고, 강부자·김명곤·박상원·손숙·윤석화·유인촌·유준상·황정민 등 내로라하는 배우 100명이 참여한다. 박정자 이사장은 “눈을 감고 소설 낭독을 들으니 TV 화면을 보는 것보다 더 많은 상상을 할 수 있습니다. 작가가 일어나 말을 걸어오는 것처럼 너무나 가슴 벅찬 시간”이라고 말했다.
녹음된 소설은 내년 1월부터 EBS FM ‘책 읽어 주는 라디오’(104.5㎒)를 통해 방송되고, 오디오북으로도 제작된다. 특히 시각장애인학교에는 무료로 배포된다. 참여한 배우의 낭독 인세는 한국연극인복지재단에 기부돼, 넉넉지 않은 연극인 복지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