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원고에… 경영전략 다시 짠다

車 등 '채산성 악화' 수출기업 하반기계획 속속 수정

재계 "대책 마땅찮아… 정부가 규제혁파 나서줘야"


글로벌 경기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딘 가운데 원화강세 기조까지 이어지면서 전자·자동차 등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기업마다 하반기 경영전략 수정에 들어갔다. 특히 환율하락폭이 가팔라지면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자 주요 사업별로 연초에 수립한 사업전략을 전면 재조정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세월호 사고 여파에 따른 내수침체에다 세계 경제회복 지연, 원화 초강세 등으로 기업들이 하반기 경영전략을 다시 짜고 있지만 대책이 마땅치 않아 고민만 깊어지고 있다"며 "불확실한 경제환경이 고용과 투자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가 당초 방침대로 규제혁파에 나서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지난 3일부터 계열사별로 전략보고회를 열어 상반기 실적점검 및 하반기 전략을 마련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오는 25일부터 3일간 글로벌전략협의회를 열어 주요 사업부문의 하반기 계획을 총점검한다. 또 현대자동차는 다음달 정몽구 회장 주재로 해외법인장 회의를 열어 해외시장 전략을 재점검하기로 했다. 다른 대기업들 역시 이미 하반기 전략수정에 들어갔거나 곧 관련 회의를 열어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대책을 강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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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가장 큰 고민은 원화 초강세에 따른 수출부진과 채산성 악화다. 삼성전자는 평소 환율변동에 대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했음에도 지난해 4·4분기 영업이익이 7,000억원 감소했다. 수출 비중이 75∼80%에 달하는 현대·기아차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매출액이 2,000억원이나 줄어들게 된다. 실제로 환율 여파로 상장사의 2·4분기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자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 같은 경영환경 변화로 기업들이 환헤지뿐 아니라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성 위주의 전략을 짜면서 투자도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철강시황 부진에 시달리는 포스코는 이미 지난달 연간 투자금액을 기존 6조7,000억원에서 5조6,000억원으로 줄이기로 결정했다. 또 30대그룹 174개 상장사의 1·4분기 투자는 총 20조5,1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 늘었지만 삼성그룹 계열사를 제외하면 오히려 4%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수석 연구원은 "원화강세로 기업들이 수익성을 맞추기 위해 원가·비용을 절감하게 되면 자칫 고용·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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