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시장이 연간 20% 이상의 고성장을 이어가면서 구매 연령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시장 규모만큼이나 고객 연령대도 큰 변화가 있었을까.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주요 수입차 업체들을 중심으로 브랜드별 구매 연령대 변화와 그 이유를 알아봤다.
◇60세 이상 노년층 비중 10년 새 확 줄어=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10년 전인 2005년 당시만 하더라도 브랜드별로 주요 고객들의 연령대가 다양한 것으로 분석됐다.
아우디와 BMW, 폭스바겐은 모두 30대가 약 28~31% 수준으로 가장 비중이 높은 고객 연령대였다. 반면 메르세데스벤츠는 60대가 26.8%로 1위를 차지했으며 40대(25.4%)와 50대(24.2%)가 근소한 차이로 뒤를 이었다. 아우디·BMW·폭스바겐의 60대 고객 비중은 12~16% 수준에 불과했다.
변화의 조짐이 불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후반 들어서다. 이때부터 30대가 수입차 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2005년 4위에 머물렀던 메르세데스벤츠의 30대 고객은 2008년 28.6%로 1위로 뛰어 올랐다. 폭스바겐의 경우 2005년 31.0%였던 30대 구매 비중이 지난해에는 43.3%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BMW와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의 차량을 구입한 30대 고객도 각각 38.1%, 39.9%, 29.4%나 됐다.
30대가 수입차 시장의 주 고객층으로 자리하면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쪼그라든 연령대는 60대 이상 노년층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 2005년 26.8%에서 지난해 15.1%로 급감했으며 같은 기간 렉서스는 19.2%에서 12.5%로, 폭스바겐·BMW 등은 13~15% 수준에서 6~8%대로 반토막났다.
이 같은 30대의 약진은 라인업 다양화에 따른 가격 경쟁력 확보가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폭스바겐은 물론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최근에는 준대형 이상의 큼지막한 차뿐 아니라 소형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으로 라인업을 넓히면서 젊은층을 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예를 들어 폭스바겐 '골프'는 3,000만원대 초반에, BMW '미니 쿠퍼'는 2,000만원대 후반에 구입할 수 있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입차를 타는 60대가 줄었다기보다는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그만큼 젊은층이 많이 구입했기 때문"이라며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수입차가 사치품이라는 인식이 희석되는 등 사회 분위기가 바뀐 것도 구매 연령대 변화를 가져온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40대는 미국차·렉서스 선호=수입차 구매 연령대 분석을 통해 나타난 또 다른 특징은 40대의 미국차·렉서스 선호 현상이다. 우선 미국차인 크라이슬러와 포드는 지난 2005년 40대 고객 비중이 각각 41.2%, 40.2%로 가장 높았다.
다른 대다수 브랜드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30대 고객이 급부상한 것과 달리 이들 미국 브랜드들은 지난해에도 여전히 40대 고객들로부터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포르쉐처럼 고가 브랜드가 아닌 수입차 가운데 포드·크라이슬러처럼 2005년과 지난해 모두 40대가 구매 1위를 차지한 브랜드는 일본의 렉서스다. 수입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포드와 크라이슬러는 튀지 않으면서 중후한 느낌이 있고 차가 대체로 널찍하다는 장점 때문에 40대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며 "렉서스의 경우 현대·기아차로 대표되는 국산차에 익숙한 40대 고객들이 가장 편하게 옮겨 탈만한 수입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