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국민연금 기금운용체계 개편 논의할 때 됐다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0일 금융투자협회 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장을 보건복지부 장관에서 기금운용 최고책임자로 바꾸는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기금 운용계획 등을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만큼 24시간 책임지고 이 문제를 고민할 수 있는 사람이 맡는 게 바람직하다는 취지다. 최 이사장이 이 문제를 거론한 것은 국민연금재정 안정화를 위해서는 보험료율 인상 못지않게 운용수익률 향상이 시급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수익률을 1% 올리면 기금고갈을 7~8년 늦추는 효과가 있다. 기금운용위의 전문성을 높이고 5~10년간 기금운용의 독립성과 신분보장을 해주면 가능하다는 게 그의 생각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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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기본적으로 최 이사장의 견해에 찬성한다. 재정 전문가로서 그의 이력을 감안할 때 단순히 '상전'의 심기를 거슬리는 발언쯤으로 평가절하할 문제는 아니다. 다만 국민의 노후를 책임질 국민연금인 만큼 기금운용 문제를 전문성·효율성 측면에서만 접근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국민적 공감대가 우선돼야 한다. 복지부는 2008년 가입자단체 대표 등 24명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기금운용위를 7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민간위원회로 전환하고 그 밑에 기금운용공사를 두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기금운용위 가입자의 대표성이 부족하고 정부에 운용 책임을 묻기가 어려워진다는 주장에 밀려 폐기됐다

이제 국민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재개할 때가 왔다. 국회에 기금운용위 개편 문제를 다룬 여야의 법 개정안도 제출돼 있는 만큼 마냥 미룰 게 아니다. 장관이 기금운용위원장을 맡는 게 정부의 국민연금 지급 책임을 담보할 수 있는지, 공무원연금처럼 법에 정부의 지급 책임을 명시하는 게 바람직한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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