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박대통령 “원인 규명해 책임질 사람은 엄벌할 것”

[진도 사고현장 방문] 가족 전화번호 받아 “오늘 약속 잘 지켜지는지 전화 드리겠다”…박대통령 떠나려 하자 가족들 “가지 마세요. 살려주세요”흐느껴…6살 권지연양 “가지마”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오후 진도 여객선 침몰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머무르고 있는 전남 진도군 진도체육관을 찾아 사고원인을 파악해 책임자는 반드시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체육관에 들어서자 가족들은 “우리 애 좀 살려주세요”, “물속에 살아 있어요”, “제발 꺼내주세요”라며 오열했다.

박 대통령은 단상에 올라 “밤잠을 한숨도 못 주무셨을 텐데 얼마나 걱정이 크셨을까요. 뭐라고 위로의 말씀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방금 전 구조현장에 다녀왔는데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자원과 인력을 동원해 수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가족들을 위로했다.

침통한 표정의 박 대통령은 “지금 어떤 말도 위로가 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하겠지만 희망 잃지 말고 구조 소식을 함께 기다려달라”며 “현장에서 여러 소식을 정확하게 빨리빨리 알려서 답답한 마음을 덜어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구조요원들에게) 당부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원인규명을 해서 책임질 사람은 엄벌토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실종자 가족 한 명이 “선장과 기관장이 먼저 탈출한 것은 문제가 아니냐”고 묻자 “원인규명을 해서 거기에 대해서도 엄벌에 처하겠다”고 답했다.


또 “앞으로 모든 것을 가족 위주로 더 자세하게 (구조상황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현장을 아는 사람을 여기에 배치해 바로 답변하고 가족 요구사항도 즉각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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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대표가 “현장 구조상황을 낮이건 밤이건 볼 수 있도록 조치를 해달라”고 요청하자 박 대통령은 “구조대원과 모든 이들에게 가족들이 애가 타지 않겠느냐, 최선을 다해달라고 얘기했는데 그게 바로 명령”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구조현황을 상세하게 가족에게 알려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자 가

족들은 박수를 보냈고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은 “제가 직접 브리핑을 하겠다”고 답했다.

사회자가 박 대통령에게 마지막으로 따뜻한 말 한마디를 듣도록 하겠다고 하자 일부 가족은 “가시면 안 된다. 떠나고 나면 그대로다”며 흐느꼈다.

박 대통령은 “오늘 이 자리에서 지키겠다고 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여기 있는 사람들 다 물러나야 한다”고 답했고 가족들은 박수를 보냈다.

가족 중 한 명이 “우리가 하도 속았다. 주무시기 전에 오늘 한 약속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물어봐 달라”고 당부하자 박 대통령은 “전화번호를 주세요. 이런 약속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제가 전화를 드려서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가족들과의 대화가 끝나고 박 대통령이 단상에서 내려오자 가족들은 “살려주세요”, “가지 마세요”라며 눈물을 터뜨렸다. 단상 바로 앞에 앉아 있던 6살 권지연 양도 “가지마”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박 대통령은 권양에게 다가가 침통한 표정을 지으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2시25분께 세월호 침몰 사고현장을 방문한 박 대통령은 “바다라서 날씨도 쌀쌀한데 물속은 더 추운 것 아니냐”며 “생존자가 있다면 1분1초가 급하다”면서 구조활동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청와대는 여객선 침몰 사고 이틀째인 이날 모든 회의를 취소하고 비상근무태세에 돌입하는 동시에 군과 해경의 실종자 구조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고가 워낙 큰 참사라 박 대통령이 밤새 뜬눈으로 새웠다”고 전했다.


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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