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인지 글로벌 골프용품 회사들의 국내 광고를 보면 대부분 비거리를 가장 부각시킨다. 고반발 드라이버 수요가 가장 많은 곳도 우리나라다.
'고반발'이라고 하는 것은 골프규칙을 관장하는 양대 기구인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에서 규정한 범위를 벗어나는 반발계수를 가졌다는 말이다. 양대 협회는 반발계수가 0.83을 넘으면 공식대회에서 사용할 수 없다고 정해놓았다. 반발계수가 크면 거리가 더 날 수 있다는 해석 때문에 제한을 둔 것이다.
클럽 마케팅은 한 걸음 더 나간다. 거리가 너무 많이 나서 규정을 벗어났다고 광고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소위 고반발 제품들이다. 규정에 맞지 않는다는 점이 광고의 주제가 되는 재미난 현상으로 유독 국내에서 두드러지는 현상이라고 한다.
반발계수(CORㆍCoefficient Of Restitution)란 볼이 클럽페이스에 부딪혔을 때의 에너지와 임팩트 이후 페이스에서 튕겨져 나올 때 에너지의 비율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100의 힘으로 부딪혔을 때 83의 에너지로 튀어나온다는 말이다.
상식적으로 클럽페이스에 부딪힌 뒤 강하게 튀어나오게 하려면 클럽페이스를 얇게 만들어야 한다. 물론 재질과 클럽 체적 등에 따라 다를 수는 있다. 클럽페이스를 얇게 만들면 반발계수는 커질 수 있으나 거리가 더 나간다고 단정할 수 없다. 클럽이라는 하나의 도구는 헤드만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고 샤프트와의 조합으로 이뤄져 있다. 또한 사용하는 골퍼의 스윙 스타일과도 맞아야만 최대의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어린이들이 뛰면서 노는 트램펄린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테두리 부분에 장치된 스프링 덕분에 쉽게 높이 뛰어오를 수는 있지만 중심을 잡기가 어렵고 심지어 밖으로 튀어나갈 때도 있다.
고반발이라는 것이 이렇게 중심에 맞았을 때는 더 나은 효과를 줄 수 있는 측면이 있으나 중심에 맞히지 못하면 방향성에서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근력이 줄어든 골퍼에게 고반발 드라이버는 커다란 위안이 되기도 한다. 자신감이 위축된 골퍼에게 힘을 줄 수도 있다. 분명히 필요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스스로 룰을 지키는 것이 골프의 근본이라는 점은 늘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서 언급했듯 드라이버의 반발성능은 헤드에만 국한되는 개념이 아니라 샤프트, 그리고 골퍼와의 조화에서 나온다. 좋은 드라이버는 반발력 높은 헤드를 가진 제품이라기보다 내 몸에 맞는 스펙의 제품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오토파워ㆍ미라이스포츠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