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영업이익 1조 클럽] 우리금융그룹

민영화·내실경영 두토끼 몰이… 세계 30위 금융사 발판 마련<br>이머징마켓서 M&A 추진<br>대규모 외국계 투자 기대도

이팔성 회장


이팔성(가운데)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우리금융 계열사 CEO들이 원두(OneDo)경영선포식에 참여해 경영혁신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사진제공=우리금융지주

임일성 신영증권 연구원

2008년 파생상품 투자 손실로 실적이 크게 부진했던 우리금융지주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1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렸다. 시장금리 하락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선제적 기업 구조조정, 자산건전성 관리 강화 등 내실 위주의 영업전략과 계열사간 시너지 영업 전략 등이 실적 개선의 원동력이 됐다. 우리금융은 올해 민영화와 내실경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아 '세계 30위 금융기관'으로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의 지난 해 실적은 빛났다. 경쟁사들에 비해서도 돋보였다. 순이익만 1조원이 넘은데다 자산규모도 326조원을 기록하며 국내 최대 금융지주사 자리에 올랐다. 사실상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여준 것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4·4분기 1,539억원, 연간으로는 1조1,95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690억원 증가했다. 2009년도에 이어 2010년에도 당기순이익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으로써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각각 0.4%, 8.8%로 개선됐다. 재무관련 수치도 개선됐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과 기본자기자본비율(Tier1)은 각각 은행기준 14.5%, 11.1%를, 그룹기준으로 12.5%, 9.0%를 기록했다. 수익성 측면에서 순이자마진(NIM)은 4·4분기 중 2.39%를 달성함으로써 전 분기대비 0.21%포인트 상승했고 연간 NIM 또한 2009년의 1.99% 대비 0.32%포인트 오른 2.31%를 기록했다. 2010년도 누적 이자이익은 전년대비 11.9% 증가한 6조4,639억원을 시현하였다. 또한 2010년 순영업이익은 8조1,315억원으로 증가했다. 자산건전성 측면에서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은 각각 3.3%와 1.0%를 기록해 2009년의 1.7%와 0.61% 대비 다소 증가됐다. 이는 적극적 기업구조조정과 함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모범규준 도입 등 건전성기준 강화에 따른 결과로, 2010년 3·4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 3.7%, 연체율 1.33%를 기록한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1조원에 가까운 순익을 거둔 데에는 우리은행의 역할이 컸다. 계열사별로는 ▦우리은행 1조1,078억원 ▦광주은행 1,055억원 ▦경남은행 1,443억원 ▦우리투자증권 2,382억원 ▦우리파이낸셜 338억원 등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향후 적극적인 자산건전성 관리 및 선제적 리스크관리 강화와 함께 기업 구조조정 관련 여신의 정상화 등 자산클린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수익 기반 확대와 수익성 제고, 비은행 부문과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충당금 부담 완화 및 자산클린화에 따른 건전성 개선을 바탕으로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가운데 그룹 민영화가 강력한 추진력으로 진행된다면 지배구조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며 "2010년말 1만8,100원인 주당자산가치(BPS)에 비해 현저히 저평가돼 있는 현재의 주가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우리금융은 지난해에 이어 '자산 600조원, 세계 30위 금융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해나가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정체된 국내 금융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미래 계속 성장을 위한 기반 마련을 위해 해외 진출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인도, 브라질 진출은 물론 동남아 등 이머징마켓에서 현지 금융사들에 대한 인수합병(M&A)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밖에 우리금융은 저수익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경영혁신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사람이 중심이 돼 조직의 체질을 개선하는 혁신'을 선택했다. 대부분 기업들이 단기간에 재무상태를 개선시키기 위해 임금삭감, 점포 통폐합을 통해 인원을 줄이는 '전통적 비용절감' 방법에 의존하고 있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지속 성장을 하는 영속적 기업으로 거듭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은 태스크포스팀(TFT)을 지주사 소속 경영혁신실로 승격하고 전 계열사에 전담조직을 구축했다. 아울러 지주사 및 계열사의 전략담당임원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신설해 혁신활동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원두(OneDo)혁신은 2010년에 수익증대, 비용절감, 기회비용 측면에서 약 2,000억원 이상의 재무성과를 창출했다. 또한 고객의 만족도 제고, 직원들의 업무 편의성 제고 등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비재무적 성과도 많이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금융은 민영화 이후의 정체성에 대한 의지도 확고하다. 우리금융은 현재 저평가돼 있는 자사의 주가가 상승할 것이란 자신감도 갖고 있다. 우리금융은 유통 주식수가 꾸준히 증가되고 있어 대규모 외국계 투자자 유입과 투자자 저변확대의 긍정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저비용·고효율 조직으로 성장가도"
우리금융그룹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금융산업의 글로벌화와 국내 금융산업의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그룹의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원두(OneDo)혁신'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기반으로 ▦수익중심의 내실경영과 ▦비은행 부분의 강화 ▦그룹 시너지 창출 극대화 등에 주력함으로써 지난해 정상적인 이익을 달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원두 혁신은 조직, 인력, 업무 프로세스 등 모든 측면에서 낭비 요소를 제거하고, 임직원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까지 바꿔 어떠한 위기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저비용ㆍ고효율 조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원두는 그룹 임직원의 창의적 사고와 실천으로 그룹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자는 의미로, '한 사람'과 '1등'을 상징하는 '원(One)'과 '실천하다'는 뜻인 '두(Do)'가 합쳐진 합성어다. 우리금융은 '한 사람의 작은 변화로부터 우리만의 DNA 창조'를 혁신 목표로 정하고 ▦질문 던지기 ▦관점 바꾸기 ▦생각 모으기 ▦낭비 버리기를 4대 행동 원칙으로 설정했다. 이와 함께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제안제도로 와이디어(WhyDea)과 와이싱(WhyTing), 마에스트로(Maestro), 원두(OneDo) 등을 만들어 전 계열사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또 한시 조직으로 운영한 지주사 내 '전략적 비용절감 태스크포스(TF)'를 경영혁신실로 확대 개편했다. 우리금융이 강조하고 있는 전략적 비용절감은 단순히 경비나 예산 절감이 아닌 경영전반의 낭비요소를 제거하고 효율성을 높여 그룹의 중장기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로 일부 부서에서는 규정 검토 단계부터 민원사례를 파악해 불필요한 시간을 줄이고 업무의 효율성을 높였다. 기존 관행에서 벗어난 프로세스 개선으로 고객 편의 제공과 직원의 업무 효율성 개선의 일거양득 효과를 거둔 것이다. 이 사례는 우리금융지주 전 계열사에 알려지면서 모범사례로 지정됐다. 이팔성 회장은 "지난 1년간의 원두 혁신을 통해 외형적으로 가시적인 비용절감 효과도 달성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임직원의 의식이 변화되기 시작했다"며 "올해도 원두 혁신을 지속적이고 중점적으로 추진함으로써 혁신 DNA가 우리금융 조직에 완전히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BC카드·현대건설·하이닉스 등 보유지분 매각 이익증가 기여"
애널리스트가 본 이회사
임일성 신영증권 연구원 우리금융지주의 지난해 말 총자산 규모는 291조원으로 국내 금융지주회사 중 가장 큰 자산규모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당기 순이익은 1조1,950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16.5%나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금융은 기업여신 비중이 높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잔액이 크기 때문에 지난해 진행됐던 기업 구조조정과 금융감독당국의 PF대출 모범규준안에 따른 충당금 적립으로 대손비용이 증가했다. 이를 감안하면 순이익 규모는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70.4% 증가한 2조원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시장금리의 완만한 상승이 예상돼 은행의 마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소폭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인 대출성장이 올해에는 정상 수준에 오를 전망이다. BC카드ㆍ현대건설ㆍ하이닉스 등 보유지분 매각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우리금융지주의 이익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금융의 최근 주가는 이익 개선 전망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모습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부실채권 비율이 높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부동산PF대출에 대한 충당금 급증의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이고 국내 경기가 점진적으로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자산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는 완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