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선 감독이 지난해 3월 분단 이후 우리 영화인으로서는 최초로 평양을 방문, 명성황후 시해사건을 다룬 남북한 합작영화 「명성황후」를 제작키로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총제작비 24억원을 들여 제작될 「명성황후」는 남북한에서 동시에 개봉된다.「명성황후」는 명성황후가 일본인 낭인들에게 피살되기까지 당시의 정치적 상황과 그녀가 사랑한 한 궁중 내 무사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남자주연은 최민수가, 명성황후역은 북한 여배우가 맡게 된다.
金감독은 아태재단 초청으로 지난해 3월11일부터 16일까지 평양에 머물며 합작영화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을 나누었을 뿐 아니라 북한의 엄길선 감독 등 영화인들과 조선촬영소 등도 돌아본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합작영화 1호가 될 「명성황후」의 합의내용을 보면 우선 전체 제작비 24억원 중 6억원을 계약금으로 북한에 지불하기로 했다. 金감독은 북한의 이같은 조건을 받아들인 대신 영화의 30%를 서울 인근에서 촬영하고 이때 북한 배우들을 서울로 보내달라고 요구, 승낙을 받았다.
그러나 영화제작의 가장 큰 걸림돌은 재원조달. 金감독이 북한을 방문한 후 한 대기업 제작사가 제작에 참여할 뜻을 보였으나 모기업의 구조조정으로 물거품이 된 상태다. 【이용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