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환율 한달만에 1,070원대 회복

미 고용지표 호조 영향… 전경련 "제조업 손익분기점 1,066원"


원ㆍ달러 환율이 한달 만에 달러당 1,070원대로 올라섰다. 국내 제조업체의 손익분기점인 1,066원을 겨우 넘어섰다. 하지만 한동안 이어졌던 원화강세가 다시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 재계의 고민도 깊다.

1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화는 전거래일 종가보다 7원60전 오른 달러당 1,072원50전에 거래를 마쳤다. 1,050원대까지 하락했던 원ㆍ달러 환율이 1,070원대를 뚫은 것은 한달 만이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인 것이 환율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고용지표 호조는 미국의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빠를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양적완화 축소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으로 이어져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아시아 국가 통화들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나타낸 가운데 외국인 투자가의 주식 순매도도 환율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장 막판 쇼트커버링(달러화 손절매입) 매물이 들어와 환율상승폭이 가팔라졌다"고 전했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달 29일부터 일주일간 매출액 기준 340대 제조업체 중 106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원ㆍ달러 환율의 손익분기점은 1,066원40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펄프ㆍ종이ㆍ가구 1,105원, 식품 1,091원70전, 기계ㆍ전기장비 1,087원50전, 석유화학 1,081원30전 순으로 높았고 원재료 수입비중이 높은 철강은 1,048원30전, 비금속광물은 1,037원50전으로 비교적 낮았다. 지난 1∼8일 평균 환율이 1,062원임을 고려할 때 국내 주요 산업이 적자구조에 직면해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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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가치가 10% 상승할 경우 국내 제조업 수출액은 평균 4.4% 감소했다. 수출액 감소폭이 큰 업종은 펄프ㆍ종이ㆍ가구 및 전자ㆍ통신기기 각각 7.5%, 식품 5.3%, 의약품 5.0%, 기계ㆍ전기장비 4.2%, 철강 3.8%, 석유화학 3.5%, 자동차ㆍ부품 3.4% 등의 순이었다.

원ㆍ달러 환율 하락은 채산성에도 악영향을 미쳐 제조업체 영업이익률을 평균 0.9%포인트 떨어뜨렸다. 하락폭은 섬유 1.9%포인트, 전자ㆍ통신기기 1.5%포인트, 철강 1.2%포인트, 기계ㆍ전기장비 1.1%포인트 등의 순으로 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업들은 원화절상이 가져올 파고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원가절감, 환헤지상품 투자 확대, 수출단가 조정 등 대책을 서두르고 있지만 5곳 중 한 곳은 별다른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정부의 수출금융 및 보증지원 확대(43.6%), 외환시장 개입(30.9%), 수출 마케팅 지원(12.7%) 등 적극적인 정책대응을 주문했다.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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