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전 총리는 지난달 20일 사의를 표명하면서 총리 업무를 사실상 중단했고 일주일 후인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임식을 갖고 물러났다. 이후 박근혜 대통령의 후임 총리 후보 지명이 늦어지고 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누가 후임 총리가 될지는 대통령만 알고 계실 것"이라며 "시점은 오늘이라도 발표하라고 하면 하겠지만 그게 언제일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4대(공공·금융·노동·교육) 구조개혁 등 국정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행정부를 통할하는 총리의 부재 상태가 길어지면서 국정 공백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조직법에 따라 총리 부재 시에는 경제부총리 등 각 부처 장관들이 해당 직무를 대행하게 돼 있지만 추진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공무원연금 개혁처럼 당정청 간 의견조율이 필요한 상황에서 총리가 나서는 것과 장관이 나서는 것은 무게감이 다르다"며 "총리가 나서면 의사결정이 더 빨라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 이후 박 대통령이 정치·사회개혁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후임 총리 후보의 조건으로는 우선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는 도덕성이 꼽힌다. 이에 더해 국정과제 추진을 위한 박 대통령과의 국정철학 공유 등이 조건으로 거론되지만 여기에 해당되는 상당 수 인사들이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공무원연금 개혁 문제를 놓고 청와대와 야당이 대립하고 있는 국면을 감안하면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이 총공세를 펼칠 가능성이 점쳐진다. 청와대의 사전검증을 통과하더라도 청문회에서의 검증이 우려되는 상황인 것이다.
그나마 인사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할 수 있는 인사로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황우여 교육부총리와 이주영 의원 등 정치인이 꼽히지만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이 걸림돌로 지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