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이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긴축과 성장률 둔화로 긴 잠을 자고 있던 지도부 개편과 함께 중국경제가 다시 기지개를 켤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제관련 지표가 일제히 회복세를 보이며 다시 '중국의 힘'이 글로벌 증시를 달굴 채비에 나섰다. 중국은 국내 증시에 미국과 유럽과 더불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국가. 따라서 중국 경제가 다시 한번 국내 증시의 구원투수가 될 지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지도부 개편 이후 중국이 경기 부양에 나설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렇게 될 경우 수출 중심의 국내 기업에게는 분명 호재로 작용하게 된다. 중국의 내수 부양은 국내 기업의 수출 확대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시진핑 총서기 체제가 내놓은 경제 종합 청사진인 '제12차 5개년계획'이 담고 있는 내수, 산업구조조정 등은 중국 수출과 내륙 시장 공략에 나서는 우리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키워드다. 중국이 소비로 경제정책의 방향을 틀면서 유럽재정위기에 따라 갈 곳을 잃은 글로벌 유동성이 중국으로 몰려들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중국의 새 지도부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경우 중국증시에 호재로 작용해 그 동안 수익률이 지지부진했던 중국펀드들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또 중국의 경기침체로 주가가 횡보를 보였던 국내의 중국 관련주도 반등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경기회복과 소비확대에 따른 수혜주들과 관련 펀드로 증시 부진 속에서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대안을 찾아보도록 하자.
중국이 지도부 교체를 통해 시진핑 체제로 돌입하면서 본격적인 경기부양에 나설 조짐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중국 내수 관련 종목과 여행ㆍ레저 등이 수혜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이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경기지표는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서비스업 구매자관리지수(PMI)지수가 신규주문과 생산지수 개선에 힘입어 지난 6월 이후 최초로 중립선인 50선을 넘어선 데 이어 중국의 10월 전기소비량과 발전량도 전월보다 호전됐다. 경기선행지수 역시 두 달 연속 반등에 성공했다. 9월 경기선행지수는 100.5를 기록해 전월(99.6)에 이어 두 달째 상승폭을 키워가고 있다.
이 같은 중국경기회복 조짐에 대해 김경환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수 상승폭이 2011년 이후 가장 크다"며 "중국의 물동량, 금융, 소비심리, 신규프로젝트 건수 등 대부분의 지표가 동시에 개선되고 있어 중국 모멘텀 강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새 지도부가가 내놓을 '12차 경제개발 계획'의 핵심목표가 중국 내수시장의 확대에 초점을 맞춘 만큼 관련 소비주들에 주목을 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소용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새 지도부가 내수확대를 위해 임금 인상정책을 펼칠 예정이라 중국관련 소비 수혜주에 관심을 가져 볼 만 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전문가들이 중국의 내수소비확대 정책 수혜주로 꼽고 있는 종목은 코스맥스, 빙그레, CJ CGV, LG생활건강, 한미약품, 매일유업, 오스템임플란트, 락액락 등이다. CJ CGV의 경우 중국 내수소비 확대에 맞춰 올해 말 15개인 중국 내 영화관을 2015년 6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고 락액락도 내년 매출액에서 50% 이상을 중국시장에서 올리기 때문에 중국 내수시장확대에 대한 기대가 크다. 매일유업은 중국의 고급분유시장이 확대되면서 분유수출이 늘고 있고 자회사 제로투세븐이 중국 유아용품시장에서 성장을 지속하고 있어 수혜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한병화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일인당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5,000달러를 돌파하고 성장보다 분배와 내수확대에 정책초점이 맞춰진 만큼 중국 내수관련 업종이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락앤락과 매일유업, 오스템인플란트 등의 성장여력이 크다"고 분석했다.
손효주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코스맥스는 중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며 "증설이 지속되고 있고 판매처도 광저우로 확대되는 등 중국 고성장 수혜주로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소득증가로 여행관련 수요가 늘면서 여행ㆍ레저 관련주도 관심 종목으로 꼽혔다. 이우승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3ㆍ4분기 중국인 입국자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1% 증가했다"며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특수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주요 수혜업종으로는 호텔신라, 하나투어, 모두투어, 파라다이스, GLK 등을 지목됐다.
중국의 휴대폰시장이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기전자(IT) 부품 관련주도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특히 중저가 휴대폰 시장이 급속히 팽창하고 있고 이에 따라 ZTE, 화웨이 등 중국 현지업체들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이들 업체에 부품을 납품하는 국내 기업들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중저가 휴대폰 시장에서 현지업체들의 성장률이 시장 성장률을 웃돌 것"이라며 "이들 업체들에게 부품을 납품하는 SK하이닉스, 아모텍, 이노칩, 와이솔, 유원컴텍 등의 중국 매출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이들 업체들은 삼성전자와 애플 외 중국시장에 매출을 기록하는 등 다원화된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매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중국 경기회복에 따라 국내 상장된 중국업체들도 최근 증시에서 상승세를 보이는 등 재평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이후 이달 7일까지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4곳 가운데 3곳이 두자릿수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차이나킹이 이 기간 동안 64%나 뛰었고 차이나하오란(38.7%), 에스앤씨엔진그룹(28.8%), 글로벌에스엠(26.3%), 완리(23.9%) 등도 20% 이상 올랐다. 오두균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기업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일부 기업들은 차이나리스크 해소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회계나 기업 투명성에 대한 신뢰도가 높으면서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기업들 중심으로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연구원은 "2010년 10월 시진핑으로 정권 교체가 확정되면서 국내 상장 중국기업들의 차이나 프리미엄 현상이 나타났던 것을 상기해보면 앞으로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이번 정권 교체 이후 중국경제는 소비중심의 경제성장을 이룰 가능성이 높은 만큼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펀드도 괜찮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