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 일자리 만들려면 돈 더 풀어라

■ 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내라!<br>폴 크루그먼 지음, 엘도라도 펴냄


미국의 대표 투자은행인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전 세계를 경기 침체에 밀어 넣었으며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미국 경제가 통제가 불가능한 외부 요인 때문에 소득이 줄어들고, 소득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부채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 가정처럼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절약을 하고 신중하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들은 이렇게 외친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소비를 줄이고, 빚을 갚고, 비용을 절감하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경제학 교수는 지금 미국 경제가 맞닥뜨린 경제 위기는 단순히 허리띠를 졸라맨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라고 잘라 말한다. 저자는 5년 만에 내놓은 신작 '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내라!'에서 "대체 우리는 지금 뭘 하고 있는가?"라는 질책부터 내놓는다. 지금은 경제 위기의 원인을 분석하는 게 아니라 치료법에 집중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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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제시하는 해법은 사실 새로운 게 아니다. 대표적인 '케인시언(Keynesianㆍ케인스 이론 추종자들)'답게 재정 지출 확대를 주장한다. 앞으로 민간 분야가 다시 살아나 경제를 이끌 수 있을 때까지 정부가 더 많이 지출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는 "현재 미국 경제는 대공황 때와 흡사한 대침체 상황"이라며 "미국 경제가 침체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정부가 재정 지출을 줄이기보다 오히려 늘려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이 겨우 2조 5,000억 달러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연간 15조 달러 가치를 생산해내는 경제 규모에 비한다면 만회하고도 남는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현재 가장 시급한 문제로 실업 사태를 꼽았다. 실업은 개인의 인생은 물론 경제 전반에 총체적 난국을 불러 일으키는 심각한 재앙으로, 지금의 실업 사태가 과거와는 달리 '비자발적'이라는 데 초점을 맞춘다. 저자에 따르면 지금의 불황은 문제가 생긴 기계 부품 몇 개만 고쳐주면 해결될 수 있는 기술적 고장으로, 정부가 나서서 이 부분을 잡아주면 충분히 침체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다.

경제에 대한 탁월한 분석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 경기부양책을 계속 밀어붙여야 한다는 저자의 처방은 경기 침체와 일자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1만 6,000원.


정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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