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선거를 5개월여 앞두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후보의 대선 레이스가 박빙의 접전으로 치닫고 있다.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며 긴장감이 고조되자 상대방을 끌어내리기 위한 두 진영의 상호 비방도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NBC와 공동으로 실시한 대선 설문조사 결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이 47%를 기록해 공화당 대선 주자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43%)와의 격차가 4%포인트로 좁혀졌다고 22일 전했다. 지난 4월 조사 당시에는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이 49%로 롬니를 6%포인트 앞섰다.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찬성한다는 응답도 4월 49%에서 이달 조사에서는 48%로 하락, 3월 50%를 회복하자마자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반면 '찬성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3월 45%에서 46%로 올라선 상태다.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이 추격당하고 있는 최대 원인은 경제다. WSJ는 경기회복 조짐에도 불구하고 약 절반에 가까운 미국인들은 미국 경제가 장기 하강 국면에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찬성한다는 응답자는 43%에 그쳐 반대 여론(52%)을 크게 밑돌았다.
민주당 조사요원인 피터 하트는 "경기가 좋으면 재임 중인 대통령이 통상 승리를 거두지만 현재로서는 오는 11월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은 50대50"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고 판국이 롬니 전 주지사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는 것도 아니다. WSJ에 따르면 미국의 상당수 유권자들은 롬니의 투자자문사 경력 등이 경제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열린 시각을 갖고 있지만 응답자 4명 중 3명은 롬니가 경제를 호전시키기 위한 올바른 생각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응답자의 30%가량은 모르몬교 대통령 탄생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WSJ는 미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 결과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전 주지사 모두에 대한 여론이 안 좋아지고 있다는 징후가 두드러졌다"며 "대다수 미국인들 사이에서 둘 중 어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미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팽배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양측의 표싸움이 치열해지면서 상대방을 끌어내리기 위한 비방 광고에도 불이 붙었다. 뉴욕타임스(NYT)는 공화당이 23일부터 오바마 대통령의 약점을 건드릴 TV광고를 방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번 광고는 자녀의 실직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여성의 입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말을 너무 잘하고 변화를 약속해 지지했다. 하지만 경제는 더 안 좋은 쪽으로 변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민주당도 롬니 전 주지사가 "일자리를 없애는 뱀파이어"라는 내용의 비방 광고를 내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