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서경 스타즈IR] 호텔신라, 동남아 면세점 잇단 진출로 글로벌 강자 우뚝

말레이시아 입찰서 스위스 등 세계적 기업 제쳐<br>해외 모멘텀·관광 정책 수혜로 수익 개선될 듯

국내외 고객들이 신라면세점 서울점에서 쇼핑을 즐기고 있다. 호텔신라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를 비롯한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글로벌 면세점업계의 강자로 우뚝 선다는 청사진을 그려놓고 있다. 사진제공=호텔신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공항 면세사업자 최종 발표를 앞두고 지난달 호텔신라 면세유통사업부 임직원들은 손에 땀을 쥐었다. 당시 말레이시아 공항 면세점 입찰에는 현지 업체들은 물론 세계 4위 면세점 업체인 스위스 누앙스(Nuance)까지 운영권을 따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입찰에서도 세계 1위 사업자인 DFS를 제치고 운영권을 확보한 터라 이번 입찰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을 것으로 기대는 했지만 워낙 경쟁이 치열했던 상황이라 선뜻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1일 승리의 여신은 결국 호텔신라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최종 선정 통보가 온 순간 모든 임직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호텔신라가 동남아 공항 면세점을 잇달아 접수하며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면세점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올 들어 호텔신라는 싱가포르 창이공항,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공항 등 동남아시아 주요 공항터미널에서 면세점 운영권을 따내며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음달 1일에는 창이공항에 패션매장을 열면서 제1호 해외 점포를 오픈하게 된다. 또 이번 콸라룸푸르 국제공항 제2터미널 면세점 공개입찰에서 5년 운영권을 획득하게 되면서 내년 4월부터 면적 230㎡의 화장품 면세매장 두 곳을 운영하게 됐다.

호텔신라가 세계시장 진출의 출발지점으로 아시아를 주목하게 된 것은 높은 성장률과 풍부한 잠재력 때문이다. 전세계 면세점 시장은 지난해 460억달러 규모로 1년 만에 18% 성장했다. 특히 아시아 시장은 25%의 성장률을 기록해 미주(18%), 중동(14%) 등 주요 지역을 크게 웃돌았다. 여기에 최근 이머징 마켓의 가파른 경제 성장으로 아시아 주요 거점 도시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허브로 부각되고 있어 아시아 일대 국제 공항들이 면세점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제 경쟁입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차정호 호텔신라 면세유통사업부장은 "세계 각국 공항들은 한국 면세점의 뛰어난 운영 노하우와 마케팅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며 "한국 면세점만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면세 시장에서도 강점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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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승전보에도 호텔신라의 주가는 9월 중순 이후 약세를 이어오고 있다. 광고판촉 사업비 등이 늘어나면서 3ㆍ4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크게 밑돈 데다 관세청이 중소ㆍ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시내면세점 운영 사업자 추가 선정에 나서면서 기존 사업자들의 수익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호텔신라가 해외 진출에 가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해외사업 매출이 본격화될 경우 주가 상승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기영 SK증권 연구원은 "기존 면세사업자들이 누릴 수 있는 국내 면세점 시장 성장분을 후발업체에 할애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자 추가 선정은 부정적 모멘텀"이라며 "하지만 신라면세점은 가격경쟁력이나 접근성 면에서 후발업체보다 우월하고 해외진출을 통해 성장성을 유지할 수 있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4ㆍ4분기부터는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홍종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부터 시행된 중국인 비자 발급 요건 완화와 더불어 인천공항 환승 외국인과 제주행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한해 12시간 무비자 입국 시범 운영에 들어가면서 면세점 매출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면세점 이용객 증가세와 해외 면세점 입점 등이 중장기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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