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중소·벤처기업 결산] 과거, 현재, 그리고… 새천년

(상) 경제성장의 주역 중소기업해방이후 국내경제를 이끌어 왔던 것은 대기업이 아니라 「개미군단」이라고 일컬어지는 중소기업들이었다. 전쟁이후 잿더미 속에서 경제재건의 주역이 바로 이들이었고 70년대 오일쇼크, 90년대 IMF사태와 같은 전국가적 위기때도 이를 돌파한 주역들은 바로 이들이었다. 그동안 중소기업은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면서 국가경제를 이끄는 중요한 축으로서의 역할을 해 왔다. 우선 사업체수의 변화를 보면 52년 3,062개에서 97년 9만1,324개로 30배가 넘는 성장을 보였다. 비중 또한 5.5%에서 99.1%로 대폭 증가했다. 이를 연평균 성장율로 보면 8.53%에 달해 대기업의 4.68%보다 월등히 높다. 8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대기업 위주의 경제성장이라는 불리한 여건속에서도 중소기업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종업원 수에 있어서도 52년 7만명에서 97년 187만명으로 26배나 수직상승했고 비중도 69%로 껑충 뛰어올랐다. 실질적인 영향력의 지표라 할 수 있는 부가가치액과 생산액 역시 급속한 증가세를 보였다. 6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각각 664억원과 1,902억원에 불과했던 이수치는 97년에 들어서는 84조1,000억원과 232조에 육박해 1,000배이상 뛰어올랐다. 이처럼 중소기업은 지금까지 고용창출과 경제발전을 위한 산업기반 마련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이는 해방이후 지금까지 정부의 정책중심이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에 치우쳐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이상의 성과가 아닐 수 없다. 해방이후 불과 2~3년전까지 중소기업이 경제정책의 외곽에 놓여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제조업체수는 75년 2만2,000여개로 전체 사업체의 96%를 차지하는 등 숫적으로는 우세했으나 종업원수에서는 65만명으로 45%의 비중밖에 차지하지 못했다. 즉 사업체수는 20배가 넘지만 고용인원은 대기업보다 오히려 적었던 것이다. 특히 생산액과 부가가치면에서는 더욱 두드러진다. 75년 중소기업의 총생산액은 2조5,000억원선에 불과했고 부가가치액도 약 8,900억원으로 전체의 3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었다. 반면 대기업은 생산액 5조6,000억, 부가가치 1조9,000억원으로 거의 7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처럼 중소제조업이 국내경제의 전면에 부상하지 못한 것은 제1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이 세워진 지난 62년이후 80년대까지 국가경제정책의 촛점이 대기업과 중화학공업에 대한 집중투자를 통한 성장드라이브에 맞추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와중에서도 중소업체들은 60년대말까지는 기초원료와 소재가공을 통해 당시 절실했던 생활필수품을 공급했고 경제발전이 본격화된 70년대엔 경공업제품의 수출로 외화획득의 중요한 원천을 제공하는 등 위기극복의 주역으로 자리매김을 해왔다. 또 80년대에 들어서서는 대규모 중화학공업을 뒷받침하기 위한 부품 및 소재가공공업을 주도하는 성장의 밑거름을 제공했다. 그리고 90년대. 중소기업은 정보통신의 급격한 발전과 인터넷이라는 전혀 새로운 문화의 출현을 선도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탐험정신으로 새로운 시기의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했다. 이제 단순히 대기업의 뒤를 받쳐주는 또는 경제성장의 조연이 아니라 한국경제를 도약시킬 전혀 다른 비전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송영규기자 SKONG@SED.CCO.KR

관련기사



송영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