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한국가스공사, 요금인상 효과와 함께 공기업 재무개선 기대
GS건설·삼성엔지, 너무 떨어져 저평가 매력… 해외수주로 실적도 개선
SK하아닉스, 올들어 D램값 20% 급등… 영업이익 44% 늘어날듯
갑오년 청마(靑馬)의 해가 뜬 지 2주가 지났지만 코스피지수는 맥을 못추고 있다.
테이퍼링, 환율, 실적우려 등 각종 악재가 불거지며 증시가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종목들 중에서도 대형주인 전기전자·자동차 종목들이 동반부진하면서 지수 역시 지지부진하다. 하지만 시장을 자세히 살펴보면 대형주들 중에서 무섭게 달리기 시작한 준마(駿馬)들이 있다. 주인공은 바로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SK하이닉스. 이들은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실적이 뒷받침해주면서 업황까지 함께 개선되고 있는 공통점이 있다. 시장전문가들 역시 전반적인 증시침체 속에서 재무·실적·업황 등 3요소가 갖춰진 종목들은 지금이 투자기회라고 조언하고 있다. .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지난 10일 전날보다 0.83%(300원) 오른 3만6,400원에 거래를 마쳤고, 한국가스공사는 장 중 7만2,2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올들어 코스피지수의 하락국면 속에서도 한국전력은 4.74%, 한국가스공사는 6.45% 오른 것이다. 이들 에너지 공기업의 동반 강세는 요금인상 효과와 함께 공공기관 정상화 방침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 기대감이 작용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대기업들이 잇따라 나오며 재무구조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정부가 나서서 자산매각과 경영정상화 강화로 공공기관의 체질 개선작업을 하겠다고 하니 당연히 한국전력 등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한국전력의 경우 지난해 11월 전기요금 인상, 지난 2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신고리 1호기와 2호기, 신월성 1호기의 재가동 승인 등으로 올해 실적이 크게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가스공사 역시 올 1월부터 도시가스 요금을 평균 5.8% 인상한데다,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추이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수익성 개선이 전망된다.
지난해 3·4분기 시장 전망을 크게 밑도는 실적으로 주가 급락을 경험했던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도 본격적인 반등에 나서며 제자리 찾기에 돌입했다. GS건설은 최근 4거래일 연속 오르며 11% 넘게 뛰었고, 삼성엔지니어링도 지난 10일 5.83% 급등한 것을 포함해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두 종목의 최근 강세는 올해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과도한 주가 하락에 따른 저평가 매력 덕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형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이집트와 베트남, 터키 정유시설 등 마진율이 10%를 넘는 양질의 프로젝트 수주를 완료했고 올해 역시 150억 달러 규모의 쿠웨이트 정유공장 현대화 프로젝트(CFP)와 40억 달러 규모의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 공장 건설 수주가 유력해 실적개선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당장 지난해 4·4분기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공사기한이 지연된 해외 현장 등 적자 현장들은 지난 3·4분기 설정해 놓은 충당금 범위 내에서 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영업이익은 지난해 4·4분기 120억원 흑자로 돌아선 것으로 보이며 올해 1·4분기 309억원, 2·4분기 443억원 등 점차 흑자 폭을 키워 나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한 해 43%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SK하이닉스는 올 들어서도 연일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우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2거래일 연속 소폭 하락한 것을 감안해도 새해 들어 5% 가까이 올랐다. 지난 9일에는 장 중 한때 3만9,250원까지 오르며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잠시 주춤했던 D램의 현물가격이 새해 들어 20%가량 급등했다"며"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은 5조1,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4%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