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에 있는 학교에는 비만학생들이 많은 반면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 학교 학생의 비만율은 가장 낮아 아이들 건강상태에서도 빈부 격차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박영아 한나라당 의원이 공개한 서울시내 초중고 1,276개교의 '2010 학교별 비만율 내역'에 따르면 학생 비만율이 가장 높은 구는 중구(16.20%)였고 동대문(16.14%), 중랑(15.94%), 종로(15.88%), 용산(15.62%), 은평(15.58%) 등이 뒤를 이었다.
비만율이 낮은 자치구는 서초(12.24%), 양천(12.67%), 강남∙송파(12.82%), 동작(13.73%), 노원(13.78%), 영등포(13.88%), 광진(13.92%) 순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비만율은 재학생 중 비만도가 경도비만 이상인 학생 비율을 집계한 것으로 표준체중 측정법에 따라 비만도가 10∼19%면 과체중, 20∼29%는 경도비만, 30∼49%는 중등도비만, 50% 이상은 고도비만으로 분류한다.
전교생 중 비만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상인 학교는 모두 64곳으로 강서구(8개)에 가장 많았고 이어 중구(7곳), 종로(6곳), 성북(5곳), 용산∙은평(4곳) 순이었다. 이 중 성북 A중(24.80%), 강서 B여고(26.39%), 강동 C여고(26.40%) 등 3곳은 모두 비만율이 25%를 넘어 전교생 4명 중 1명이 비만이었다.
반면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 지역에서는 강남 2곳, 서초 1곳, 송파 1곳에서만 비만학생 비율이 2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만율이 3∼8%대로 가장 낮은 학교도 과반수가 강남3구와 양천구 등에 몰려 있었다. 초중고 각급별로 비만율이 가장 낮은 학교 10곳씩을 뽑아본 결과 송파구가 9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양천(5곳), 강남(3곳), 광진∙중구∙강서(2곳), 강북∙관악∙구로∙노원∙서초∙성북∙은평(1곳) 등의 순이었다.
반대로 비만율 상위 10곳씩을 뽑은 결과 강서∙성북이 각각 5곳으로 높은 수치를 보였고 강남3구에서는 송파에서만 1곳이 나왔다.
서울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학교별 비만대책이나 운동시간은 비슷한 만큼 이런 격차는 결국 부모가 자녀의 정크푸드 섭취량을 제한하는 등 건강한 식생활을 얼마나 잘 챙겨줄 수 있는지 여부에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아이들의 건강상태에서마저 빈부 격차가 나타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학교 차원의 체육활동과 건강프로그램, 올바른 식습관 교육은 물론 정부 차원에서도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