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자산관리로 고령ㆍ양극화 대비하자


몇 해 전 미국 화장품회사 로레알과 레블론은 광고모델로 60대 여배우 다이앤 키튼과 수잔 서랜던을 각각 발탁했다. 얼마 전에는 60대 가수 배리 매닐로우의 음반이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랐다. 앨범 제목은 '50대의 애창곡'. 새로운 노래는 없다. 미국의 노령인구를 겨냥한 마케팅이다. 명품 보석업체인 티파니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 때 불황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전년에 비해 14%나 증가했다고 한다. 반면 서민들이 이용하는 월마트는 같은 기간 매출과 수익이 모두 부진했다. 그나마 매출이 견조할 때가 있는데 2주에 한 번 실업수당이 지급되는 날이다. 미국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한 것 같다. 이와 같은 고령화 및 소비양극화는 미국만의 일은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라면 대체로 유사한 상황일 것이다. 고령화ㆍ양극화 사회에서 일반 계층의 삶은 팍팍해지기 마련이다. 자산을 축적할 기회도 일자리도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정된 자금이지만 자산관리의 필요성을 잘 깨닫고 효과적으로 실행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두 가지 관점에서 접근해 볼 수 있다. 먼저 투자를 자국에만 국한하려는 '자국편향(home equity bias)' 심리를 유의해야 한다. 고령화는 해당 국가가 저성장 시대로 진입, 즉 자산의 가격이 장기적으로 상승하지 못하게 되고, 이로 인해 젊은 세대 혹은 일반 국민이 투자로 부를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축소된다는 의미다. 따라서 자신의 돈을 한 국가에만 넣어두기보다는 새로운 기회가 창출되는 나라로 분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통계로도 검증된다. 이미 저성장 시대로 진입한 선진국의 경우 가계 자산 중 해외투자 비중이 높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미국의 경우 지난 10년간 해외투자 비중은 10%에서 17%로 확대됐다. 한편 양극화는 소비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소비의 양극화는 관련 기업의 매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궁극적으로는 기업도 양분하게 된다. 당연히 주가로 반영될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 국내외 증시에서 기업 간 주가 차별화가 심화되는 최근의 현상이 바로 이런 구조를 반영한다. 주식투자에서 양극화가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되는 주식' 중심으로 대응하라는 것이다. 보통 일반투자자는 주가가 싼 주식을 선호하지만 '싼 게 비지떡'인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면 일반인의 입장에서 소규모 투자자금을 해외로 분산하고 우량주식을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내 판단으로는 성장하는 국가, 성장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을 적립식으로 가입하기를 권한다. 최근에는 지역별ㆍ섹터별로 포트폴리오를 가져가는 해외 주식형펀드에서부터 해외 주식형 랩까지 다양한 상품이 출시돼 있다. 투자자 스스로 정보를 취득하고 리서치하는 시간적ㆍ물리적 비용을 감안하면 자산관리 전문가들이 관리해주는 상품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유의할 부분도 있다. 해외시장에 대한 투자를 대박보다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기 위한 플랫폼으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점이다. 금융사들도 이런 부분에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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