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 디폴트 시한 17일 아닌 31일?

재무부 준비금 17일 바닥 난다지만 잔액 매일 바뀌어 파악 쉽지않아<br>11일 1일 대규모 지출 앞둬 비상


오락가락 디폴트 날짜 “확실한건 다음달 1일 대규모 지출 못막을 것”

미국의 정치권이 새해 예산과 부채한도 협상을 놓고 대치상황을 이어가는 가운데 진짜 디폴트(채무불이행)시한이 미국 재무부가 밝힌 17일이 아닌 할로윈데이인 31일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의회 전문 매체인 ‘더힐’(The Hill)은 워싱턴DC 정치권과 뉴욕 금융권은 실제 데드라인을 이달 31일로 보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정부의 부채한도는 현재 16조7,000억달러로 이미 한도에 다다른 상태다. 한도를 높이지 않으면 복지 비용, 국채 이자 등에 대한 정부지출이 중단되면서 미국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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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컵 루 재무장관은 최근 재무부의 지급준비금이 이달 17일에는 300억달러 수준으로 떨어져 더는 버틸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의회예산국(CBO)은 이달 22일에는 연방정부의 자금 조달 능력이 벽에 부딪힐 것이라는 경고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수백억 달러의 현금이 재무부 금고에 매일 들어오고 나가기 때문에 정확하게 언제 디폴트 사태에 빠질 날을 점치기는 어렵다. 알렉 필립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정부의 현금 보유 상황을 매우 세밀하게 분석하고 있지만 매일 매일 바뀐다”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달 23일에는 120억달러에 달하는 사회보장비 지출이 예정돼 있으며 31일 줘야하는 연방정부부채 이자만 60억 달러다. 이달말까지는 매일 들어오는 세수와 ‘예외적 조치’와 같은 긴급 자금수혈로 돌아오는 수표를 막는다 하더라도 대규모 지출이 예정돼 있는 다음달 1일은 디폴트가 확실시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초당정정책센터’에 따르면 다음달 1일에는 ▦메디케어 지출 180억달러 ▦사회보장지출 250억달러 ▦군인연금 120억달러 ▦보조사회수입지출 30억달러 등 총 580억달러의 지출이 예정돼 있다.

만약 부채시한까지 한도 증액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우선순위를 정해 국채 이자 등을선지급 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지만 현실성이 낮다. 법적인 근거가 없는데다가 시장에서는 선택적 디폴트 역시 사실상 미국의 디폴트로 인식할 것이기 때문이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도 지난 7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선순위를 매기는 것도 디폴트와 똑같다. 어떤 부분은 지불하고 어떤 부분은 지불하지 않는다면 이미 디폴트에 빠진 것"이라며 "모든 것을 지급할 수 있어야 신용이 유지된다"고 지적했다.

필립스 애널리스트도 "실제 데드라인이 언제냐를 놓고 공방을 벌이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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