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새정치연합에서는 4선의 이종걸 의원을 비롯해 3선의 설훈, 조정식, 김동철, 최재성 의원 등이 원내대표 경선 후보 등록을 마쳤다. 새정치연합은 이들에 대한 기호 추첨을 통해 기호 ①번에 최재성 의원, 기호 ②번에 김동철 의원, 기호 ③번에 설훈 의원, 기호 ④번에 조정식 의원, 기호 ⑤번에 이종걸 의원을 배정했다. 이들 의원들은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선거 운동을 시작해 오는 7일 경선을 통해 차기 사령탑 자리에 오르게 된다. 이들은 1차 경선에서 과반수 득표를 얻지 못할 경우 득표 순으로 1· 2위 후보가 결선에 올라 승부를 가릴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총선 승리 이끌 적임자로 관심 이동]
이번 선거 패배로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위기감이 커지면서 원내대표 경선 분위기도 친노계 지원에서 차기 총선을 이끌 원내 사령탑 적임자로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원내대표 경선은 의원들간의 친소 관계가 얽혀 있어 쉽사리 표 분석을 하기가 어렵다”면서 “하지만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대패하면서 친소 관계의 복합한 함수에 차기 총선을 지휘할 원내사령탑으로 누가 적임자인가라는 또 다른 함수가 가미돼 예측불허 상태로 접어들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위기 의식은 천정배 의원이 당선된 광주지역에서 더욱 증폭되고 있다. 지난 해 재·보궐 선거에서 새누리당의 이정현 의원에게 자리를 내준 데 이어 이번에는 무소속의 천정배 의원에게도 자리를 내줘 내년 총선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더욱 확산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 해 지방선거에서는 전남과 광주, 전북 등에서 무소속 후보에게 상당수 자리를 내준 데 이어 재·보궐 선거마다 텃밭에서 참패했다”며 “광주와 전남, 전북 의원들은 5명의 후보 중 누가 내년 총선을 제대로 이끌 수 있는 지에 관심이 쏠리는 듯한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계파별· 지역별· 성향별로 분석해보니]
경선에 나선 의원들은 계파와 지역구가 서로 복잡하게 얽혀있다. 김동철 의원과 조정식 의원이 정계 은퇴를 선언한 손학규계로 같지만 지역구에서 보면 김 의원은 광주이고 조정식 의원은 경기 시흥으로 다르다. 설훈 의원은 고(故) 김근태 고문의 민평련계로, 지역구가 경기 부천이다. 이종걸 의원은 김한길계로 분류되며 경기 안양 만양이다. 최재성 의원은 정세균계로, 경기 남양주갑이다.
결국 계파로 보면 손학규계의 김동철·조정식 의원이, 김한길계의 이종걸 의원, 정세균계의 최재성 의원, 민평련계의 설훈 의원 등으로 나뉜다. 지역구 기준으로 보면 경기 지역에서 설훈(경기 부천)·조정식(경기 시흥)·이종걸 의원(경기 안양)·최재성(경기 남양주) 의원 등 4명에 달한다. 반면 광주의 김동철 의원 한명으로 세분화할 수 있다.
경기 지역 의원들은 현 지도부에 경기도에 지역구를 둔 의원이 없는 만큼 경기 출신 의원들이 원내대표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기도 지역의 한 재선 의원은 “후보들이 모두 이번에는 경기도에서 원내대표가 나와야 한다고 한표를 부탁하고 있다”며 “그런데 경기 의원 후보만도 4명에 달해 누구에게 한 표를 던져야 할 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광주에서 천정배 의원에게 패배한 만큼 광주 출신의 김동철 의원이 원내대표에 올라야 광주지역 민심을 달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성향별로는 크게 중도온건 성향과 개혁진보 성향으로 나뉜다. 중도 온건 성향으로는 이종걸 의원과 김동철 의원이 겹치고 개혁진보 성향으로는 설훈·조정식·최재성 의원 등을 꼽을 수 있다. 따라서 당내 일각에서는 재·보궐 선거에서 천정배 의원과 정동영 후보로부터 새정치연합이 ‘새누리당의 2중대’라고 비판을 받았던 만큼 당에 분명한 색깔을 입히기 위해서는 개혁진보 성향 의원이 원내 사령탑에 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