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통신요금 인하 정책 차질 불가피

■ 제 4이통사업자 또 무산<br>막대한 투자비 조달능력 의구심에 고배<br>와이브로 투자·서비스 활성화에도 악재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강 구도로 고착화된 국내 이동통신시장에 새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됐던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의 시장진입이 다시 좌절됐다. KMI가 계속 사업허가에 도전할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중소기업으로 이뤄진 주주구성에 큰 변화가 없으면 허가권을 얻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어서 당분간 제4이동통신사 출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신규 사업자 참여로 통신요금 인하를 촉진하고 와이브로 활성화도 도모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KMI가 두 번 연속 탈락한 가장 큰 이유는 막대한 투자비를 감당할 자금조달 능력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심사에서 고배를 마신 KMI는 일부 주주를 교체하고 재향군인회를 재무적 투자자로 유치하는 등 재정 능력을 확충하고, 기술적 능력을 보완하는 등 미비점을 보완해 2차 도전했으나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번 허가심사에서 KMI가 재정력 능력 부문에서 획득한 점수는 25점 만점에 17.157점으로 1차 신청 때(16.675점)와 별 차이가 없었다. KMI의 주주구성 노력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최재유 방통위 통신정책국장은 "심사위원들이 주요 주주 구성에서 변화가 있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1차 심사 때와 큰 변화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주요 주주들의 사업 이해 정도와 자금 조달 계획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심사 결과는 KMI를 포함한 도전자들이 이통시장 진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기업 등 자금조달 능력이 있는 주주를 끌어 모으는 게 급선무라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KMI의 좌절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부정적이다. 우선 국내 와이브로 활성화에 악재다. 와이브로망을 전국에 깔아 음성과 데이터를 함께 지원하겠다는 것이 KMI의 시나리오였기 때문이다. 만약 KMI가 사업권을 획득했다면 침체 상태에 있는 와이브로 투자를 되살리는데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도 상임위원들은 와이브로 관련 정책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송도균 위원은 "와이브로에 대한 기술 주도권을 갖고 있으면서도 꽃을 못 피운 것 같아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형태근 위원은"앞으로 와이브로가 가진 의미를 신규사업자든 기존사업자든 방통위가 충실히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문석 위원도 "4세대 이동통신기술 표준 경쟁에서 LTE로의 쏠림 현상이 심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새로운 사업자 진출에 따른 통신요금 인하경쟁 기대도 당분간 힘들어졌다. KMI는 이통3사에 비해 파격적으로 싼 요금을 무기로 내세웠다. 휴대폰 음성과 무제한 데이터를 합친 기본료가 월 3만5,000원으로 현재(5만5,000원) 정액요금제 대비 30% 이상 싸다. KMI는 초당 통화료도 1.6원으로 기존 이통사의 1.8원 대비 싸게 책정했다. 업계에서는 KMI의 이런 요금 전략이 실현되면 통신요금체제에 혁신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통 3사가 KMI의 시장 진입 무산을 내심 반기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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