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부모 잃고 홀로 구조된 6세 여아… 사대 수석졸업 여교사는 주검으로

■ 죽음 문턱서 엇갈린 희비

침몰한 세월호의 구조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곳곳에서 생사의 희비가 엇갈리는 사연들이 전해지고 있다.

17일 목포한국병원에 따르면 아빠·엄마·오빠와 함께 여객선을 타고 가다가 홀로 구조된 권지연(6)양은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으나 가족을 만나지 못해 몹시 불안해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권양이 구조된 후 한동안 연고자가 나타나지 않아 안타까움을 더했지만 다행히 뒤늦게 소식을 접한 할머니와 고모가 곧 병원에 도착해 권양을 보살피고 있다.

권양의 가족은 세월호를 타고 귀농을 위해 제주도로 가던 중이었으며 배가 침몰하자 권양의 엄마와 권양보다 한 살 많은 오빠는 막내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양은 구조 후 간호사들에게 "엄마와 오빠가 구명조끼를 입혀 위로 밀어 올렸다"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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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양의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권양 사연, 눈물이 앞을 가린다" "권양 가족들도 제발 무사하기를 기원한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쌍둥이 형제가 서로를 의지하며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한 사연도 화제가 되고 있다.

안산 단원고 2학년 4반에 재학 중인 쌍둥이 정대진·복진(17) 형제는 구명조끼를 입고 객실 난간을 붙잡고 버티며 반드시 살아나가자고 다짐한 채 탈출구를 향해 전진한 끝에 배에서 탈출해 해양경찰에 구조됐다.

쌍둥이의 할머니는 "갑자기 배가 기울고 객실로 물이 들이차는 상황에서 무서움을 느꼈지만 서로 눈을 마주 보고 반드시 살아나가자며 다짐한 뒤 힘차게 헤엄쳐 나왔다고 얘기를 하더라"고 말했다.

반면 사범대를 수석졸업한 똑똑하고 착한 딸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힘든 부모의 사연은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다. 안산 단원고 교사 최혜정(24)씨는 사고 이튿날인 17일 0시25분께 선체 밖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최씨의 아버지 최재규(54)씨는 "사범대를 수석졸업할 정도로 똑똑하고 꿈 많던 아이였다. 착하고 성실했던 딸의 죽음을 믿을 수가 없다"면서 "올해 2학년 담임을 맡아 학생들을 열정적으로 가르쳤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동국대에서 역사와 영어를 복수 전공한 최씨는 재학 중 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해 졸업하자마자 단원고에서 교편을 잡았다. 장례식장이 마련된 목포중앙병원을 찾은 최씨의 어머니는 끊임없이 흐느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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