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동산] `양도세 혼선' 주택시장 일시냉각

정부가 지난 12일 주택 양도소득세 완화 조건을 발표하면서 주택수요자들이 내집마련 시기를 내년으로 늦추고 있어 거래시장이 일시적 휴면상태에 빠졌다.이는 재정경제부가 무주택자의 주택구입시 양도소득세 비과세를 위한 주택보유요건을 3년에서 1년으로 완화하면서 적용 대상을 당초 「잔금청산일」에서 「매매계약일」로 변경한데 따른 것. 분당신도시의 경우 지난달부터 집값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거래도 활기를 띠는 듯 했으나 정부 발표이후 눈에 띄게 거래가 줄어 들었다. 분당 학사부동산 관계자는 『지난달말부터 이달초 사이에만 해도 사흘에 1건 꼴로 거래가 이뤄졌으나 이번주 들어 사실상 거래가 끊긴 상태』라고 밝혔다. 이 지역 이레부동산 관계자 역시 『최근 급매물을 중심으로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느는 분위기였으나 정부 발표이후 매매거래가 눈에 띄게 뜸해졌다』고 전했다. 일산 역시 일부 수요자들이 매매계약 직전에 이를 다시 철회하고 매입시기를 내년으로 늦추는 분위기다. 특히 매매계약을 한 후 뒤늦게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아와 계약서상의 날짜를 내년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하는 사람들까지 있다. 일산 부동산마트 길홍균(吉弘均)사장은 『정부가 양도소득세 감면 기준을 「매매계약일」로 바꾼후 이에 대한 문의전화가 늘고 있다』며 『일부 수요자들은 거래시 계약일을 내년으로 써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주택거래 시장이 일시 휴면상태에 빠진 것은 계약을 내년으로 미룰 경우 1년후에만 집을 팔아도 양도세를 전혀 물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올해 계약을 체결할 경우 3년이상 집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비해 훨씬 유리한 조건이다. 굳이 며칠 먼저 집을 사서 불이익을 당하기 보다는 차라리 좀 기다렸다가 사는게 낫다는 대기 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때문에 방학을 앞두고 거래가 활발히 이뤄질 시점임에도 연말까지는 주택시장이 순간적인 휴면 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중계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서울 수서동 H부동산측은 『양도소득세 문제 때문에 일시적으로 거래중단 현상이 생겼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에 내년초 쯤이면 다시 거래가 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불과 며칠 사이에 양도세 비과세 대상 기준을 잔금지급일에서 매매계약일로 바꾸자 일부 중개업소들은 이 사실을 잘 모른 채 거래를 알선하고 있어 혼선이 빚어지기도 하는 모습이다. 일산 K부동산 관계자는 『당초 정부가 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명확히 하지 않은 채 서둘러 발표하는 바람에 거래시장에 혼란이 생겼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2일 무주택자가 내년중 주택을 구입할 경우 양도세 비과세 요건을 「3년이상 보유」에서 「1년이상 보유」로 완화해주는 내용의 부동산경기 활성화대책을 발표했었다. 그러나 양도세 감면 대상이 혼선을 빚자 사흘후인 15일 뒤늦게 적용 대상을 「잔금청산일」에서 「매매계약일」로 바꿨다. 【정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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