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이제는 K푸드다] <중> 정부 지원책 알아야 수출길도 보인다

해외 공동물류센터·해상운임 할인제·aT 유통망 적극 활용하라<br>융자사업자금·보조금 등 농식품부 올 5759억 지원<br>전략품목 물류비용이어 맞춤형 컨설팅까지 제공


"매너리즘에 빠져 매일 (진행)하고 있다고만 하면 언제 합니까."

서규용 농수산식품부 장관의 칼끝 같은 질책이 실내를 쩌렁거렸다. 지난 7월18일 농식품부 4층 회의실. 8차 수출대책회의 자리였다. 문제가 된 것은 가금육의 중국 수출 장벽이었다. 현지의 까다로운 검역제도가 한국산 닭ㆍ오리 수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데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서 장관이 담당자들의 분발을 촉구한 것이다.


농수산물업계가 해외 수출길을 트려면 무엇보다 정부 지원책을 숙지하고 이를 100% 이용하는 것이 필요다. 가금육의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듯 해외 각국의 수출 장벽은 관계 당국 간 외교적 노력을 통해야만 해소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수출 과정에서의 복잡한 통관 절차 등을 요령껏 통과할 수 있는 노하우도 정부 당국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수산물의 해외 수출은 현지 정부의 비관세 장벽 등으로 쉽지 않은 부분이 있어 정부가 노력하고 있다"며 "각종 지원책을 통해 수출기업을 지원하고 있는 만큼 이를 최대한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현지 소비자들은 먹어보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있고 해당국 정부도 국민 건강이 걸려 있는 만큼 까다로운 절차를 통과해야 수입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수산물은 물류비용이 많이 든다. 신선농식품의 대부분은 냉장ㆍ냉동 컨테이너가 반드시 필요하다. 원거리 수출은 유통기한 등의 문제로 항공운송이 불가피하다. 일반 공산품에 비해 시장 접근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다양한 수출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다. 올해 수출 지원 예산으로 확보한 금액만 총 5,759억원에 달한다. 그 용도를 보면 보조금이 767억원, 융자사업용이 4,992억원이다.

현재 정부는 일본ㆍ중국ㆍ태국ㆍ미국 등 8개국 14개 도시에 26개소의 해외 공동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농수산물 수출기업이 냉장ㆍ냉동창고 이용시 보관료의 80%를 지원해주고 있다. 오는 2016년까지는 해외 공동물류센터가 있는 나라를 14개국으로 늘릴 예정이다.

중국 칭다오에는 물류와 마케팅 기능이 결합된 해외 수출 전진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아울러 수산물 수출을 위해 인천의 활어ㆍ패류 항공물류센터를 확충하고 내년에는 부산에 수출가공 선진화단지를 건립하기로 했다.

물류비를 덜어주기 위한 방안도 있다.


우선 김치ㆍ파프리카ㆍ딸기ㆍ막걸리 등 29개 수출 전략품목은 표준물류비의 10%, 일반 품목은 8%를 지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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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주요 수출항로별 물량 규모화를 통한 중소 수출업체의 물류비를 줄여주기 위해 공동물류 활성화 사업도 하고 있다. 부산~도쿄, 부산~로스앤젤레스 등 5개 해상 노선에 대해 최저가로 이용할 수 있도록 최대 40%의 운임을 깎아준다. 또 전문 컨설팅업체와 수출기업을 연결해 맞춤형 물류 종합컨설팅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세계적인 망을 갖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이용할 수도 있다. 정부는 현재 7개국 10개 지역에 해외 aT센터를 설치ㆍ운영하고 있다. aT센터를 활용하면 해외 시장정보, 판촉사업 지원 등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aT센터가 위치한 곳은 ▦일본(도쿄ㆍ오사카) ▦중국(베이징ㆍ상하이) ▦홍콩 ▦미국(뉴욕ㆍ로스앤젤레스) ▦싱가포르 ▦태국(방콕) ▦네덜란드(로테르담) 등이다.

마케팅 지원사업도 많다. 농수산식품의 특성상 시식 행사 등 판촉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농수산식품 마케팅을 위해 국제박람회 참가 지원, 바이어 초청, 상품화 사업 등을 지원해주고 있다. 이 중 수출 전략품목의 경우 해외시장 개척사업 지원 선정시 우대하고 있다.

수출의 규모화를 이루기 위한 지원책도 적지 않다. 농수산물의 경우 대량생산과 그에 따른 수출이 더 유리하다.

이 때문에 정부는 수출선도조직 운영을 유도하고 있다. 수출선도조직이란 수출업체와 생산자(농가) 간 계약으로 재배ㆍ선별ㆍ포장ㆍ수출을 일괄 수행하는 조직이다. 수출의 규모화를 촉진하기 위해서인데 현재 18개의 수출선도조직이 있다.

정부는 선도조직들 사이에서도 통합을 유도하고 있다. 2개 이상의 수출업체로 구성된 연합법인 형태의 선도조직은 추가로 물류비 지원(3%)을 해준다. 농식품부는 2개의 수출선도조직이 연합해 우리나라 파프리카 전체 수출액의 88%를 점유하는 ㈜코파를 모범 사례로 보고 있다.

농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 aT와 한국수산물수출협회 등에서 농수산식품 수출 지원사업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며 "정부가 다양한 수출지원책을 마련해 놓은 만큼 aT 등을 활용하면 수출시장 개척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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