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페르노리카코리아 200억 과징금

국세청 "광고비 부풀려 세금 탈루"

위스키업체 과징금으론 역대 최고


임페리얼·발렌타인 위스키 판매사인 페르노리카코리아가 국세청으로부터 세금 탈루 등의 혐의로 200억원대 과징금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세청이 위스키 업체에 부과한 과징금 액수로는 가장 많다.

9일 주류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페르노리카코리아와 페르노리카임페리얼 등 2개 법인이 세금을 탈루할 목적으로 광고선전비 등의 거래 내역을 부풀렸다는 정황을 포착, 지난 4월부터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진행해왔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프랑스에 본거지를 둔 다국적 주류기업인 페르노리카의 한국 법인으로 임페리얼을 판매하는 페르노리카임페리얼과 발렌타인·시바스리갈·로얄살루트 판매법인 페르노리카코리아 등 2개 법인으로 나뉘어 있다.


국세청은 페르노리카코리아가 광고선전비 등을 과다 계상해 영업이익을 줄이는 방식으로 법인세를 적게 내는 등 세금을 일부 탈루한 혐의로 납부하지 않은 법인세에 과징금 성격의 가산세를 합친 200억원가량을 부과했다. 국세청은 또 관계사 간 내부 거래에 따른 탈세 혐의도 적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르노리카코리아 관계자는 "국세청이 200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한 요인은 대략 5~6가지 정도로 알고 있다"며 "회사 측이 일부는 승복한 상태지만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는 불복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관련기사



과징금 징수의 도화선이 된 부분은 광고선전비로 페르노리카코리아와 페르노리카임페리얼은 세무조사 대상기간인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여기에 총 5,066억원을 쏟았다. 이는 해당 기간 매출액(1조6,296억원)의 31%에 해당하는 수치. 경쟁업체인 디아지오코리아가 같은 기간 1조8,871억원의 매출액에 2,809억원의 광고선전비를 쓴 것과 대비된다.

위스키 업계 1위 디아지오코리아가 관세청과 수천억원대 관세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하자 국내 위스키 업계는 물론 주류 업계 전체가 불안에 떨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불황으로 소비 심리가 침체된 가운데 과세 당국이 주류 업계 전체에 날카로운 칼날을 들이댈 경우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다.

페르노리카코리아 역시 국내 위스키 소비 급감이라는 역대 최대 위기 속에 국세청이 대규모 과징금마저 부과하면서 10년 넘게 유지했던 흑자 구조가 무너졌다. 특히 탈세라는 꼬리표로 이미지 타격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페르노리카코리아의 2013회계연도(2013년 7월~2014년 6월)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675억2,544만원, 233억3,965만원으로 한 해 전보다 크게 줄었다. 200억원 중 일부를 과징금으로 내는 바람에 2002년 이후 처음으로 53억6,499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보며 적자로 돌아섰다.

아울러 알려진 과징금 규모상 경영진에 대한 형사고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고 감사보고서에 순손실 사유를 명확히 언급하지 않은 게 외부감사법 위반이라는 지적까지 나와 페르노리카코리아는 '풍전등화'에 놓인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동조합 측이 경영진 과실로 회사가 피해를 입은 것과 이천 공장 근로자를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예고하며 근로자를 압박하고 있다는 점을 들며 향후 투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