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은행권 '신시장 印尼' 탐은 나지만…

기업 잇단 진출 자금수요 늘어 수익·성장성서 각광 받지만<br>현지 정부 외자 규제 움직임에 M&A 매물값도 크게 올라 고민


'동남아의 엘도라도'로 비견될 정도로 수익성과 미래 성장성에서 각광 받고 있는 인도네시아 금융시장. 국내 은행들은 그동안 이곳에 진출하기 위해 무척이나 공을 들여왔다. 해외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하겠다는 심산이었다. 하지만 상황을 보면 '그림의 떡'이 될 공산이 커지는 모습이다. 현지 정부가 외자진입에 부정적인데다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온 은행들의 값도 크게 올라 시장진입이 만만치 않은 탓이다. ◇'신 시장'으로 떠오르는 인도네시아=인도네시아 일반 은행의 총자산은 220조원으로 국내 4대 시중은행 한 곳과 비슷하다. 하지만 성장세는 지난 2008년 16.3%, 2009년 9.6%, 2010년 18.7% 등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곳 금융시장이 각광 받는 것은 수익성과 성장성. 우선 자산운용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총자산이익률(ROA)이 월등히 높다. 지난해 국내 은행들의 ROA가 0.54였던 데 반해 이곳 은행들은 2.96으로 5.5배나 높았다. 은행 수익의 기본으로 예대마진의 잣대인 순이자마진(NIM)도 우리의 2~2.5배 수준이다. 국내외 기업들의 현지 진출이 활발해 금융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10월 칠레곤 지역에 27억달러를 투자해 연산 600만톤 규모의 일관제철소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한국타이어도 베카시에 오는 2014년까지 1단계로 3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연산 600만개 규모의 타이어 공장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나이키도 봉제공장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문성협 하나은행 팀장은 "국내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로 협력업체 동반 진출도 이어져 금융서비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다국적 기업들도 앞다퉈 공장을 세우고 있어 자금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규제 강화되고 값도 올라 고민=현재 인도네시아에는 하나은행ㆍ우리은행ㆍ외환은행ㆍ수출입은행 등이 진출해 있다. 최근에는 신한ㆍ기업ㆍ산업은행 등이 현지 진출을 추진하고 있지만 성과는 지지부진하다. 매물로 나온 은행들의 가격이 폭등한데다 현지 정부도 외자진입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인도네시아 은행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국내은행의 3배 수준으로 경쟁자들이 값을 올려놓았다"고 말했다. 규제도 걸림돌이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가 앞으로 은행은 외국자본에 매각하지 않겠다고 전했다"며 "현재는 외국자본이 현지 은행 지분을 99%까지 소유할 수 있지만 이를 49%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고 밝혔다. 이 경우 국내 은행들의 인도네시아 추가 진출은 사실상 힘들다. 현지 법규상 외국금융회사가 신규로 은행업을 하려면 3억5,000만달러 이상의 자본금이 필요해 현실적으로 어렵다. 결국 인수 방식으로 진출해야 하는데 정부가 승인해주지 않는다면 시장 진입이 불가능하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정부는 금융위기 직후 은행 구조조정 차원에서 해외매각을 유도했지만 최근 경기회복으로 국가신용등급이 투자적격에 가까워지자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3년 전에 비해 외환보유고가 2배 가까이 늘면서 과열을 우려하는 여론이 형성되자 외국자본에 까다로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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