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여자프로골프 '드림팀'이 한일 국가대항전 역대 두 번째 최다 점수 차 승리로 한 수 위 실력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한국 대표팀은 7일 일본 아이치현 미요시CC(파72·6,495야드)에서 계속된 제12회 한일여자프로골프 국가대항전 둘째 날 싱글 스트로크 플레이 경기에서 승점 16대8(7승2무3패)의 '더블 스코어'로 이겼다. 전날 포볼 스트로크 승점 9대3(4승1무1패) 승리를 합해 최종 승점 25대11(승 2점·무승부 1점)로 이번에도 압승이었다. 지난 2009년 10회 대회부터 3회 연속 우승. 3회 연속 10점 차 이상의 대승이기도 하다. 한국은 1·2회 대회인 1999·
2000년 대패했지만 이후로는 2007년 연장 패배 외에는 일본에 진 적이 없다. 역대 전적은 7승2무3패. 역대 최다 점수 차 기록은 일본의 16점 차 승리지만 벌써 15년 전 일이다.
한국과 일본 여자프로골퍼의 실력 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세계랭킹을 봐도 25위 안에 한국 국적 선수는 10명이지만 일본 선수는 1명도 없다. 국내 팬들 사이에서 제기되는 '한일전 무용론'이 이번 대회를 통해 더 설득력을 얻게 됐다. 기량이 대등하지 않아 교류전을 해도 배울 게 없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2인 1조로 각자의 공을 쳐 더 좋은 점수를 팀 스코어로 적는 포볼 경기와 12명씩 맞붙은 1대1 경기에서 모두 일본을 압도했다. 6개 조 가운데 이민영-전인지 조가 아나이 라라-와타나베 아야코 조에 2타 차로 진 게 첫날의 유일한 패배였다. 김효주-이정민 조는 류 리츠코-스즈키 아이 조를 7타 차로 이기기도 했다. 포볼 경기에서는 한 명이 보기를 해도 다른 한 명이 버디를 잡으면 그 홀 성적은 버디가 된다. 이 때문에 팀원 2명이 고른 실력을 갖고 있어야 하고 팀워크도 중요한데 실력과 호흡에서 모두 한국이 절대 우세를 과시했다.
이날 1대1 스트로크 경기에서는 10조의 세계랭킹 1위 박인비(75타)가 하라 에리나(70타)에 완패하는 이변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대세에는 지장이 없었다. 6개 조 경기까지 끝났을 때 이미 19대5로 벌어져 우승이 확정된 상황이었다. 2014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인왕 백규정(73타)이 6조에서 스즈키 아이(79타)를 완파하는 순간 한국의 3연속 우승은 일찌감치 결정됐다. 마지막 12조에서는 세계 7위 유소연이 이번 대회 최소타인 67타로 나리타 미스즈(77타)를 10타 차로 따돌리며 축포를 터뜨렸다. 나리타는 일본 출전 선수 가운데 올 시즌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상금순위(5위)가 가장 높은 선수였지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3승의 유소연을 감당해내지 못했다.
한편 올 시즌 KLPGA 투어에서 5승을 휩쓸며 상금왕 등 4관왕에 오른 김효주는 첫 출전한 한일전에서도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전날 포볼 경기에서 이정민과 찰떡 호흡을 선보인 데 이어 1조로 나선 둘째 날 경기에서 71타를 기록, 오야마 시호를 1타 차로 꺾고 기선을 제압했다. 오야마는 JLPGA 투어에서 통산 15승을 거둔 베테랑. 17번홀까지 1타를 뒤져있던 김효주는 마지막 18번홀에서 드라마를 썼다. 핀까지 142야드 거리에서 22도 하이브리드로 2온에 성공, 버디를 잡았다. 오야마가 보기에 그치면서 김효주의 역전승으로 끝났다. 지난 9월 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할 때와 비슷했다.
김효주는 "(동료들과) 같은 숙소에서 같이 밥먹으면서 대회를 한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좋은 경험이었다"며 "막내로서 1번 타자로 나가 잘 끝내 스스로 잘했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들에게는 우승 상금으로 300만엔씩이 돌아갔고 김효주는 최우수선수(MVP)로 뽑혀 50만엔을 추가로 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