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장관은 5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 장관직 사직원을 제출했다"며 "인천시민과 대한민국의 번영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 김포에서만 내리 3선을 지낸 유 장관은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직에 있었던 2005년에 비서실장으로 등용되면서 본격적인 '친박'의 길을 걸었다. 특히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에도 박근혜 후보의 비서실장으로 활동하는 등 '친박 중의 친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친박 배려 몫'으로 2010년에 농림식품부 장관에 임명되기도 했다.
당시 유 장관이 입각하면서 박 대통령의 비서실장직을 넘겨받은 인물이 바로 지난달 인천시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이 의원이다. 이 의원은 박 대통령이 2011년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에 추대될 때 비서실장을 맡아 2012년 대선까지 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특히 지난 1월 박 대통령의 인도·스위스 순방에 수행단 자격으로 동행한 것을 두고서는 '박심(朴心)'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꼽히는 두 사람이 '인천 탈환 작전'의 새누리당 사령관 자리를 놓고 격돌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 셈이다.
그러나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유 장관과 이 의원이 정치적 조율을 통해 친박계 인천시장 후보를 압축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박 대통령이 유 장관의 사의 표명과 출마 보고를 듣고 "결단을 했으면 잘되기를 바란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의원이 청와대의 뜻을 거스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새누리당 인천시당의 핵심관계자는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두 사람이 모두 핵심친박계 인사이고 막역한 사이인 만큼 조만간 교통정리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며 "이 의원이 유 장관의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로 정리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