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스,“발음 비슷” 사용중지소/해태선 “74년 출범 당시 사명” 반발한미 대형 유통업체간에 상표전쟁이 불붙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프라이스사는 해태유통의 「코스코」라는 슈퍼마켓 상표가 자신들이 상표권으로 갖고 있는 「Price Costco」와 유사하다고 주장하며 사용중지를 요구하는 상표등록무효심판소송을 지난 2월 특허청 심판소에 청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프라이스사는 청구 취지문에서 미국 및 한국에서 자신들이 독점 상표권을 갖고 있는 영문상표 「Price Costco」와 발음이 비슷한 해태유통의 「코스코」는 마땅히 사용중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태유통은 지난 74년 출범 당시 회사명칭이 「(주)코스코」였던 만큼 이 상표는 자사 고유의 것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해태측은 이름을 빼앗길 경우 회사가 수십년간 쌓아온 영업권 자체가 사라지는 심각한 위기사항이라 판단하고 전사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코스코」를 둘러싼 싸움의 결과는 현재로선 예측할 수 없는 상태다.
해태유통이 「코스코」에 대한 상표를 특허청에 출원한 것은 지난 94년 2월이며 이후 상표등록을 받은 날은 96년 10월이다.
반면 프라이스사는 「Price Costco」라는 상표를 지난 94년 4월 국내에 출원, 96년 11월 등록이 허가됐다.
이를 감안하면 해태유통이 출원일 기준 2개월, 등록일로는 1개월 빠르지만 상표법 등에 관한 국제조약인 파리조약에 따르면 프라이스사의 출원일이 빨라진다.
파리조약에는 「한 회원국에 상표권 등록을 출원한 뒤 6개월 내에 다른 회원국에 같은 상표를 출원하면 처음 회원국에 출원한 날을 다른 나라의 출원일로 소급, 의결한다」는 조항이 들어있다. 이에따라 프라이스사가 국내에 상표를 출원한 날은 94년 4월이나 미국에서 상표를 출원한 날은 93년 10월이기 때문에 프라이스사가 해태유통보다 앞서 상표를 출원한 셈이 된다.
태평양법무법인 이권희 변리사는 『미국측의 주장에는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다』며 『미국 기업의 한국진출 가속화에 따라 대형업체간 상표분쟁이 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효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