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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바람을 일으켜 전국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기를 기대합니다."
한명숙 대표 등 민주통합당 신임 지도부가 18일 지방 투어 첫 일정으로 부산ㆍ경남(PK) 지역을 찾았다. 노무현 부활과 탈호남이라는 상징적 의미와 함께 오는 4ㆍ11 총선에서 PK 지역에 승부수를 던지겠다고 공식 선언한 것이다.
한 대표 등 민주통합당 신임 지도부는 이날 오전8시 김해 봉하마을의 노무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노 전 대통령 앞에서 PK 지역 승리를 위한 출사표를 던지는 자리였다.
한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이 묻힌 너럭바위 앞에 서서 "총선 승리를 위해 앞만 보고 가겠다"며 총선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출사표를 읊는 목소리는 떨렸다. 대표적 친노(親盧)계인 문성근 최고위원은 눈물을 삼키려 입술을 깨물며 노 전 대통령 앞에 섰다.
부산으로 이동한 한 대표 등 민주통합당 신임 지도부는 친서민 행보를 위해 재래시장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부전시장 내 새마을금고 강당에서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한 한 대표는 "노무현 열풍의 진원지이자 지역구도 타파를 위한 진원지인 부산에서 새 지도부의 회의를 여는 것은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며 "정권 교체의 대장정을 부산에서부터 시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른 지도부들도 PK 지역 승리를 위한 남다를 각오를 잇따라 밝혔다. 지도부 내 유일한 호남파인 박지원 최고위원은 "민주통합당이 화학적 결합을 잘 하면 (부산 유일의 민주당 의원인) 조경태 의원이 3선이 되고 문재인ㆍ김영춘 등 (PK 지역 출마자들이) 모두 당선될 것"이라며 "제가 할 일이 있으면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는 이번 총선에서 PK 지역 출마를 선언한 민주통합당 내 인사가 모두 모습을 드러냈다. 부산 북ㆍ강서을 출마를 선언한 문성근 최고위원을 비롯해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부산진을), 김영춘 전 최고위원(부산진갑) 등과 다른 예비 후보자들이 총출동했다. 이들 진영을 중심으로 민주통합당은 PK 지역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
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소상공인 간담회 및 시장 방문 등을 통해 부산지역 민심 잡기에 나섰다. 오후에는 신평1동 동사무소에서 PK 지역 중소기업 대표들과의 간담회를 열어 경영 애로 사항을 듣기도 했다.
한편 한 대표는 비공개로 노 전 대통령의 사저에서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이 자리에서 권 여사는 "희망이라는 말을 쓸 수 있을까 하는 절망 속에 살았는데 오늘은 너무 좋다"며 "보탬이 된다면 적극적으로 할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김현 부대변인이 전했다. 이 자리에는 특히 야권의 유력 대표주자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문 이사장은 최근 SBS 오락 프로인 '힐링캠프'에 출연한 것을 언급하며 "힐링캠프 덕분에 요새 사람들을 만날 때 대화의 소재가 돼 분위기가 좋다"고 말했다.
당초 30분가량 계획됐던 권 여사 예방은 예상 시간을 훌쩍 넘겨 1시간10분가량 진행됐다. 또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집 밖에서 외부 인사를 맞는 일이 거의 없었던 권 여사가 이번에는 대문 밖까지 직접 마중을 나와 한 대표 및 최고위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기도 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