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경제소사/3월3일] 사우디 유전 발견 권홍우 편집위원 1938년 3월3일, 사우디아라비아 담맘. 미국계 석유회사 소칼의 7호 시추정 1,440m 지하에서 원유가 솟아올랐다. 땅을 판 지 3년 만이다. 사우디의 석유 발견은 이란과 바레인ㆍ쿠웨이트 다음이었지만 전세계 석유업자들을 설레게 만들었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첫째, 추가 발견 가능성이 높았다. 넓은 국토에서 또 다른 유전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세계의 석유업자들이 사우디로 몰려들었다. 둘째는 자유경쟁에 대한 기대. 영국의 영향을 강하게 받던 여느 중동국가들과 달리 사우디 왕국은 독립국가로서 자주권을 누렸다. 특히 독일과 일본이 발벗고 나섰다. 국내 유전도, 해외 유전에 대한 지분도 없던 이들은 상주대표부 설치, 무기 공급과 함께 파격적인 이익배분안을 제시했지만 경쟁에서 밀려났다. 사우디 왕국이 미국계 자본과 3년 전에 맺은 독점계약을 준수했기 때문이다. 소칼이 60년간 유효한 시추권을 얻는 대가로 사우디에 제공한 자금은 17만5,000달러. 석유 발견시 50만달러를 더 주겠다는 단서가 붙었지만 요즘 기준으로는 이만저만한 헐값이 아니다. 소칼이 세계 5대 석유 메이저의 하나로 성장하는 기반이 여기서 닦였다. 예상대로 사우디 전역에서 기름이 나왔다. 성지 메카를 순례하는 무슬림들이 길에 뿌리는 돈으로 살림살이를 꾸려나가던 왕국은 세계의 갑부가 됐다. 사우디는 지금도 원유 매장량과 생산ㆍ수출에서 1위를 굳게 지키고 있다. 인류의 에너지 역사를 다시 쓴 사우디 석유 발견으로부터 만 69년, 세상은 다시금 에너지 고민에 빠져들고 있다. 수만년 지질활동을 통해 생성된 원유를 순식간에 까먹은 인간에게는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까. 대체에너지 같은 탈출구를 과연 찾아낼 수 있을까. 입력시간 : 2007/03/02 1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