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스페인, 전면 구제금융 대신 크레디트라인 요청할 듯

정상회의 앞두고 검토


스페인이 유럽연합(EU)에 당장 전면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대신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크레디트라인(신용한도)을 개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스페인 재무부 고위관계자가 외신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유럽중앙은행(ECB)이 재정위기국의 국채 무제한매입 방침을 밝힌 이래 스페인이 구체적인 위기해소 방안을 내놓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WSJ는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스페인이 이 사안에 대해 EU와 민감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익명을 요구했으며 논의 진전 여부는 다른 유로존 국가들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주 안에 이 문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 일각에서는 오는 18일부터 이틀 동안 열리는 EU정상회의를 전후해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요청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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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는 재정위기국이 ECB로부터 지원을 받으려면 새롭게 출범한 유로안정화기구(ESM)가 단독으로 해당국 국채를 사들이는 기존 방식 외에도 필요할 때 ESM에서 기금을 가져다 쓸 수 있는 신용한도를 부여 받는 방식이 있다며 스페인은 후자를 선호한다고 전했다.

스페인 재무부 관계자는 최근 스페인의 차입금리가 다소 안정된데다 신용한도를 통한 지원요청이 이뤄지면 조달금리가 더 떨어질 것이므로 실제 ESM 자금을 쓸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스페인 신용한도가 사실상 "가상 신용한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한때 6%를 넘어서던 스페인 10년물 국채금리는 현재 5.7% 수준으로 진정된 상태다. 이 관계자는 스페인이 구제를 요청하면 10년물 국채금리가 1.5%포인트가량 급락하고 주가지수는 15% 정도 급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페인 구제신청의 윤곽이 드러남에 따라 이날 스페인 정부의 국채발행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스페인 정부는 34억유로 규모의 12개월 만기 국채를 2.82%에, 15억유로 규모의 18개월 만기 국채를 3.02%의 금리에 각각 발행, 지난달보다 조달금리를 0.2%포인트 낮췄다.

한편 이 관계자는 구제신청에 따른 이행조건과 관련해 스페인이 현재 실행되고 있는 긴축안에서 크게 벗어나는 이행조건을 EU가 요구하지는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스페인 정부가 사회불안 때문에 더 이상 외부로부터 긴축 요구가 제기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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