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8월2일] 워런 하딩


[오늘의 경제소사/8월2일] 워런 하딩 권홍우 편집위원 ‘이것도 옳은 것 같고 저것도 맞는 것 같고…힘드네. 하나님이란 참으로 굉장한 직업이야!’ 미국의 29대 대통령 워런 하딩(Warren Harding) 어록의 일부다. 이 독백처럼 하딩은 무능의 대명사로 손꼽힌다. ‘최악의 대통령’이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는 사람이다. 성추문과 인재등용 실패로도 악명 높다. 산타클로스에게 선물을 받듯이 관직을 얻은 하딩의 고향 친구들은 줄줄이 부패와 뇌물사건을 일으켰다. 하딩 자신은 백악관을 빠져나와 무자격 장관 친구들과 함께 금주법을 위반하며 밀주를 마시고 카드를 즐겼다. 하딩은 애초부터 야심이 없던 인물. 1865년 오하이오에서 태어나 변호사시험에 떨어진 후 조그만 신문사를 경영하기까지 평범한 삶을 살았으나 26세에 만난 연상의 이혼녀와 결혼한 후 인생이 바뀌었다. 부유한 은행장의 딸인 이혼녀 플로렌스의 노력으로 주지사를 거쳐 연방 상원의원 자리에 올랐으나 단 한건의 의회 발언도 기록하지 못하던 하딩은 1921년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공화당 대통령 후보직을 얻었다. 두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대통령답게 생겼다’는 출중한 외모와 ‘누가 나와도 이기는 선거에서 말 잘 듣는 순한 후보를 내자’는 공화당 원로들의 간택 덕이다. 압도적인 표 차이로 대통령에 당선된 하딩은 1923년 8월2일 심장마비로 숨을 거뒀다. 더 이상의 명예손상을 우려한 영부인이 독살했다는 음모론이 나올 만큼 하딩은 무능한 대통령이었다. 미국인들은 왜 하딩을 대통령으로 선택했을까. 착시현상과 전임자 효과 때문이다. 전임 윌슨 대통령이 주창한 원칙론과 도덕정치에 신물 난 유권자들은 엉뚱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한국의 정파는 하딩을 각기 입맛에 맞게 해석한다. 어느 쪽이 하딩과 비슷할까. 대선의 키워드처럼 보인다. 입력시간 : 2007/08/0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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