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해외 자본시장을 노크하라


요즘 세간의 화두는 일자리 창출이다. 4년제 대학 졸업자 가운데 미취업자가 매년 약 13만명씩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20대의 90%가 백수인 현상을 빗대 '이구백'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과거에는 경제가 성장하면 자연히 일자리도 늘어나는 것으로 이해됐다. 그러나 요즘은 소위 '고용 없는 성장'이라고 해서 경제는 성장해도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NYSE 신규상장 22%가 中 기업 이런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해답은 무엇일까.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기업들이 많이 늘어나야 한다. 특히 세계를 무대로 일취월장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야 한다. 남들이 위기 운운하며 움츠려 있을 때 오히려 적극적으로 새로운 시장개척에 나서는 기업, 남들이 직원을 비용으로 생각할 때 직원을 자산으로 보는 기업, 이러한 기업만이 레드오션에서 벗어나 블루오션을 창출할 수 있고 우리 시대 최대 난제인 일자리 창출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은 결코 녹록하지 않다. 세계경제의 중심인 미국이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미증유 사태에 직면해 있고 유로존의 재정위기도 확산일로에 있다. 하지만 세계의 많은 도전적 기업들은 이러한 위기를 기회 삼아 오히려 세계시장 진출의 호기로 활용하고 있다. 실례로 해외의 많은 기업들이 자체 기술력과 비전을 이용해 국제 투자자들의 투자자금 유치에 성공하고 있다. 특히 소위 브릭스(BRICs)국가에 속한 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의 기업들이 세계 기업공개(IPO) 시장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1차 상장 후 해외 2차 상장 때 주로 이용되는 해외 주식예탁증서(DR) 상장만 보더라도 지난 2010년 이뤄진 104건의 IPO 중 83건(80%)이 BRICs 기업이다. 또 지난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신규 상장된 99개 기업 중 22곳(22%)이 중국 기업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떠한가. 2008년 이후 해외상장을 통한 자금조달은 올 6월에 있었던 OCI의 싱가포르 상장이 유일하다. 안타깝게도 정보기술(IT)ㆍ바이오 중심의 혁신기술로 무장한 한국의 많은 중소기업들이 국제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간 해외 진출을 통한 기업가 정신을 보여주지 못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주식이 이미 해외 상장을 마친 상태이므로 더 이상 해외시장에 진출할 기업은 없을 것이라는 말도 있다. 그러나 현재 세계 IPO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BRICs 기업들의 상당수는 기술을 기반으로 한 유망 분야의 중소기업들이다. 우리나라 전체 사업체의 99%, 고용의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들이 눈여겨볼 대목이다. 글로벌 시장의 장점은 규모ㆍ브랜드 면에서 취약한 기업이라도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기술력만 있다면 투자유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올 9월까지 미국 벤처투자협회가 지원한 벤처자금은 2,725건, 약 213억달러(23조4,000억원)에 이르는 것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BRICs 中企 기업공개 봇물 이제 국내 중소기업들도 수출은 물론 해외 자본시장으로 시야를 넓혀야 할 시점이다. 우리나라가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중견기업들이 많이 등장해야 할 것이다. 오는 22일 서울에서 나스닥과 런던ㆍ홍콩 거래소 등 세계 주요 거래소와 IPO 관련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해외DR 발행 포럼'이 국제 자본시장과 국내 자본시장을 연계하는 핵심 인프라인 한국예탁결제원 주관으로 개최된다. 이번 포럼이 세계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우리 기업들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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