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서경이 만난 사람] 김동선 중소기업청장

"공익적 취지 고려땐 中企중앙회 4이통 참여 바람직 안해"



올해 사업자 선정된 중기홈쇼핑TV사업은 판로개척·저렴한 수수료등 공익목적 부합
4이통은 中企전반 혜택 돌아갈지 회의적
청년 창업 활성화 통해 기업가 정신 확산… 녹색분야 등 창업 초기기업 지원 확대할것
"중소기업을 위해 설립된 중소기업중앙회의 공익적 취지를 고려한다면 중앙회의 제4 이동통신사업 참여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9월 중순, 취임 1년반을 맞는 김동선(57ㆍ사진) 중소기업청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중소기업중앙회의 제4이동통신사업 참여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김 청장은 "올해 중앙회가 사업자로 선정된 중기홈쇼핑TV사업은 중기 판로개척 및 기존 홈쇼핑 대비 저렴한 수수료라는 공익적 목적에 부합한다"면서도 "반면 제4이동통신사업은 그 혜택이 중소기업 전반에 골고루 돌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중앙회 내부에서도 제4이통사업 참여를 놓고 '사업포기' 및 '사업강행'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김 청장은 "중기청이 중앙회의 제4이통사업 참여 여부에 개입할 여지는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중앙회의 이통사업 참여가 중앙회 설립 취지에 어긋나거나 (사업 참여를 위한) 자금동원 과정에서 무리수가 발생할 경우 중기청이 나서 협의할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동반상생 및 기업형 슈퍼마켓(SSM) 등 중기 업계와 관련된 굵직한 이슈들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현장을 누비며 '중기 지킴이'나 '중기 해결사'라고 불리기도 하는 김 청장. 조금은 지칠 법도 하지만 내년도 중기지원정책을 설명하는 그의 눈빛은 사뭇 진지하다. 김 청장은 "성장잠재력이 있는 창업 5년 이하 초기기업에 대한 지원예산을 확대해 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두겠다"고 내년도 지원방향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중기청은 기술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을 위해 내년도 중기 전용 연구개발(R&D) 예산규모를 올해(6,288억원)보다 10% 이상 확대, 7,145억원의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김 청장은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창업초기기업 중에서도 녹색산업ㆍ첨단융합산업ㆍ제조기반기술 등 핵심 분야 등에서의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선제적 투자를 유도하겠다"며 세부계획을 밝혔다. 또 김 청장은 임기 후반기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과제로 ▦중소기업 글로벌 수출기업화 추진 ▦청년 기업가정신 본격 확산 ▦시니어 창업 및 재취업 촉진 ▦동반성장 및 소상공인 자생력 제고 ▦현장 기능인력 양성과 중소기업 인력난 완화를 내걸고 있다. 이중 청년창업 활성화를 통한 기업가정신 확산과 관련해 그는 "청년창업은 구조적인 청년실업 해소와 지속적인 국가 성장동력 확보라는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충분한 대안"이라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취업이라는 좁은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창업이라는 블루오션에 눈을 돌리는 발상의 전환과 용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청년창업 활성화를 위해 중기청 차원에서도 창업준비 및 창업, 창업초기기업의 성공적 안착 등 창업 전과정에 걸친 다각적인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부터 지역 거점별로 창업지원역량이 우수한 대학 15곳을 '창업선도대학'으로 지정, 창업교육 및 예비기술창업자 육성 등의 지원사업을 패키지 방식으로 집중 지원하고 있다. 또 올 초 경기도 안산 중소기업진흥공단 중소기업연수원을 리모델링해 청년창업사관학교로 개편했다. 이곳에서는 창업교육 및 R&D 장비ㆍ인력, 자금 등을 입체적으로 지원해 미래 글로벌 CEO들의 양성소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청년 CEO 241명이 입교해 있으며 이중 200명이 연내 졸업해 창업을 목표로 삼고 있다. 또 이들 청년 창업가의 원활한 투자유치를 위해 지난해 10월 출범한 청년기업가정신재단 및 벤처캐피탈협회와 공동으로 '엔젤투자매칭펀드사업'을 추진, 오는 2015년까지 900억원의 자금을 펀딩할 계획이다. 김 청장이 지난해부터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1인 창조기업 정책 역시 같은 맥락의 정책이다. 그는 "지난 4월 '1인 창조기업 육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는 등 1인 창조기업 정책을 통해 새로운 창업유형 및 일자리 창출의 해법을 찾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1인 창조기업이 지난해 23만5,000곳으로 전년 대비 15% 이상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스마트 시대에 발맞춰 애플리케이션 시장을 1인 창조기업의 핵심 분야로 집중 육성해 두드러진 성과를 올리고 있다. 1인 창조기업 정책에 따라 ▦앱 개발자 6,000명 양성 ▦앱 개발 3,000개 ▦앱스토어 등록 1,000개(다운로드 1,500만건) 등의 수치가 이를 증명해준다. 김 청장은 "앞으로는 1인 기업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창업으로 연결하기 위한 사업화 지원을 확대하겠다"며 "내년에 1인 창조기업의 사업화 지원자금을 100억원으로 늘리고 1인 창조기업에 특화된 R&D 자금지원을 확충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민경제 활성화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도 김 청장이 꾸준히 애착을 보이고 있는 사업이다. 중기청은 2009년 7월부터 전통시장에서 사용하는 온누리상품권을 발행해 현재까지 1,540억원을 판매했으며 90% 정도의 회수율을 기록하고 있다. 아울러 문화관광형시장 육성 등 각 시장별ㆍ지역별 특성에 맞게 전통시장을 특화해 관광과 문화가 결합된 문화관광형시장을 내년까지 전국 30곳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김 청장은 "전통시장이 자생력을 갖추려면 백화점식으로 모든 물품을 판매해 대형유통점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별로 특화전략을 채택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시장의 개성과 정체성을 반영한 문화관광형시장이 전통시장의 경쟁력을 높일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김 청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월 1회 '전통시장 가는 날' 및 '1기관 1시장' 자매결연 확산을 유도해 전통시장 매출증대를 도모하고 있다. 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중소기업 적합업종ㆍ품목 선정과 관련해 김 청장은 "중소기업 적합업종ㆍ품목 선정은 대ㆍ중소기업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인 만큼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속적인 대화와 토론을 통해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원칙을 천명했다. 현재 중기청은 129개 업종, 234개 품목에 대한 정밀 실태조사를 마친 상태이며 해당 결과를 정리 중이다. 특히 적합업종‧품목 선정 가이드라인에 적합하면서도 대‧중소기업 간 갈등이 큰 두부ㆍ김치ㆍ장류ㆍ막걸리ㆍLED 등의 품목을 중심으로 조정협의체를 구성해 대‧중소기업 간 합의를 유도할 예정이다. 합의도출이 어려운 품목은 실무위에서 조정안을 마련, 위원회에 상정‧의결해 중기 적합업종을 발표할 계획이다. 지난 1년반 동안 중기 현장에서 그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냈던 김 청장이지만 "아직도 목이 마르다"고 말한다. 그는 "중소기업은 국내 고용의 88%, 생산의 50%를 책임지는 등 국내 경제의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제대로 된 평가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김 청장은 "미래의 세계시장은 규모의 경제가 아니라 창의와 혁신이 중시되는 '창조사회'로 전환하고 있다"며 "애플의 아이폰처럼 한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창의적인 제품을 발굴하기 위해 중소기업들이 국내 시장에만 국한하지 않고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조력자의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현장경영 중시… SNS로 정책 소통도
■ 김동선 청장은 김동선 중소기업청장은 170㎝를 넘지 않는 아담한 키에 다부진 체격을 갖고 있다. 중기청 직원들이 붙여준 그의 별명은 '감자바우'. 임직원들이 김 청장에게 느끼는 친밀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지난해 초 중기청장으로 임명됐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김 청장에게 "국내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규모가 작고 약자이니 김 청장이 작은 키로 중소기업인들의 눈높이를 맞춰줄 수 있을 것"이라는 농담을 건넸다고 한다. 김 청장은 실제 전국을 누비며 감자바우처럼 소탈하고 서민적이면서도 중소기업을 걱정하는 '진정성'으로 중기인들과 교감을 나누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중기청장 부임 이후 현재까지 꼬박 1년반 동안의 재임기간을 대부분 현장에서 보냈다. 김 청장은 취임 직후부터 '1주3통(1週3通)'이라는 현장경영원칙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매주 ▦1인 창조기업부터 성공기업인까지 현장과 소통하고 ▦주요 이슈별ㆍ분야별ㆍ지역별 현장간담회를 통한 건의사항을 수렴하며 ▦강연ㆍ포럼을 통해 중기정책을 안내하고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김 청장은 지난 1년반 동안 중소기업 및 전통시장ㆍ기관 등 현장을 112차례 방문했다. 간담회(67회)와 강연ㆍ포럼(34회) 참가까지 더하면 현장 방문횟수가 모두 210여차례나 된다. 김 청장의 현장경영은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산업기능요원제도 폐지에 따른 중소기업 인력수급 애로문제를 병무청과 협의해 해결한 바 있다. 또 올해 초에는 녹색중소기업들의 해외 판로개척을 위해 러시아 연방 자치공화국 중 하나인 바시코르토스탄 정부와 중장기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했다. 현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만큼 업무처리 역시 신속하고 합리적인 스타일을 선호한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수시로 보고문서를 확인하고 결재하는 경영 마인드를 지니고 있다. 또 직접 자신의 페이스북으로 직원과 소통하거나 대국민 정책홍보를 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대에 걸맞은 오픈 마인드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청장은 행정고시 25회로 지난 1982년 특허청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으며 옛 산업자원부 미주협력과장과 산업협력과장, 자원정책실 자원개발과장, 무역투자실 수출과장, 중국협력기획단장 등을 거친 자타가 인정하는 통상 전문가다. 특히 2004년부터 3년간 주중한국대사관 상무참사관으로 근무하며 한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으로 부상한 중국 전문가로 활동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 관료들과도 두터운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근무 당시 현장을 발로 뛰며 현지에 진출한 국내 중소기업들의 투자애로를 속이 시원하게 풀어주는 '현장 해결사'로도 정평이 나 있다. ◇약력 ▦1955년 강원 영월 ▦1974년 신일고 ▦1981년 고려대 무역학과 ▦1981년 행정고시 25회 ▦199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대표부 파견 ▦2000년 헬싱키경제경영대학원 ▦2003년 산업자원부 장관비서관 ▦2004년 주중한국대사관 참사관 ▦2007년 한국형 헬기개발사업단 파견 ▦2008년 대통령실 지식경제비서관 ▦2010년 3월 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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