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중공업이 인력 구조조정을 중단하고 전 직원에 격려금으로 100만원을 지급한다. 흑자로 돌아서지는 못하고 있지만 체질개선 작업이 어느 정도 끝난 만큼 이제는 임직원들의 사기를 높여 새롭게 도약한다는 일종의 '리스타트 선언'을 한 셈이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은 1일 직원 담화문에서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전면 중단하겠다"며 "회사의 체질을 바꾸려는 노력이 마무리 단계이고 재료비 절감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권 사장은 "여러분이 회사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위기 극복에 적극 동참할 수 있다고 판단해 결단했다"며 "지금은 가라앉은 분위기를 추스르고 회사를 살리기 위해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조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올 초 과장급과 고참급 여직원 등 1,500여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또 플랜트사업본부와 해양사업본부를 통합하는 등 잇단 구조조정으로 임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추가 인력감축에 대해 불안해하는 상황이다. 이에 권 사장이 직접 '추가 구조조정은 없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임직원 다독이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또 "구매·생산·영업·인사 등 사업본부 대표에게 대부분의 권한을 넘겨 실질적인 대표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하겠다"며 "해외법인도 스스로 생존하고 돈을 벌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업본부와 해외법인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하고 본사의 간섭을 최소화하겠다는 뜻이다. 현대중공업의 비전과 목표도 다시 만든다.
권 사장은 "다양한 직급의 대표들로 미래기획위원회를 만들어 우리의 비전과 목표를 함께 만들겠다"며 "감사 기능도 직원들의 뒷조사가 아니라 사업본부의 고충을 해결하는 조직으로 변화시켜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현대중공업은 애초 경영상황이 개선될 때 지급하기로 한 100만원의 특별격려금을 지난주 선박 2,000척 인도를 자축하는 뜻에서 이번에 주기로 했다.
권 사장은 "앞으로 일할 맛 나는 회사를 만들고 불합리한 일은 앞장서 고치겠다"며 "열심히 노력해 반드시 올해 흑자를 달성하겠다는 각오를 다져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