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中보다 비싼 北인건비… 사업 말라는 얘기"

입주기업 반응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북한의 요구에 대해 크게 충격을 받은 가운데 결국 철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대부분의 업체들은 개성공단 철수카드를 본격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이어서 철수 도미노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입주기업들은 특히 월 300달러 수준의 임금 인상안에 대해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김수방 한국LP가스 회장은 “이번 요구안은 당초 북측이 요구했던 월 150달러의 두 배에 달하는 금액”이라며 “중국보다 비싼 인건비를 요구한다면 사실상 사업을 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성토했다. 최근 입주기업 중 처음으로 의류업체 ‘스킨넷’이 전격 철수 결정을 내리면서 크게 동요하고 있던 입주업체들은 이날 북측의 요구사항이 전해지자 철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의류가공업체인 T사의 한 관계자는 “임금 월 100달러 수준까지는 어느 정도 타협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월 300달러는 수용할 수 없다”며 “아직 단정 지어서 말할 수는 없지만 내부에서도 철수를 염두에 두고 대책회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하루 전까지만해도 이번 실무회담의 선발대격으로 북측에 먼저 파견됐던 남측 정부 관계자들을 통해 “북측이 이번에는 일방적인 통보나 무리한 요구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를 전해 들었던 상태라 회담 결과에 더 큰 충격을 받은 듯한 모습이었다. 이날 정부 측 관계자들과 함께 개성공단을 방문했던 개성공단기업협회의 한 관계자도 회담 결과에 대해 “너무 충격적이어서 할말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번 북측의 요구조건을 놓고 일각에서 북측이 사실상 개성공단 폐쇄 수순을 밟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면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 중 경협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업체들은 그야말로 공황 상태다. 개성공단에 3만3,000여㎡ 규모의 토지를 분양 받아 놓은 한 업체는 “분양대금으로 15억원 정도를 투자했는데 아직 입주를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경협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며 “이대로 개성공단이 폐쇄된다면 사실상 투자비를 모두 떼이는 격이라서 경영상 심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하소연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12일 오전 임원들이 모인 가운데 비상대책회의를 갖는 데 이어 이번주 말까지 개성공단 사태에 따른 입주기업들의 피해 상황을 조사해 정부 측에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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