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신문이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서비스 중단으로 소비자들이 10% 중후반대의 높은 할부 이자를 지불하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 금융 당국이 제도 보완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권대영 금융위 중소서민금융과장은 9일 "카드사의 할부수수료가 높다는 지적과 관련해 금리 운용 수준을 전반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면서 "당국이 시장가격에 직접 개입할 수 없는 만큼 비교공시를 더욱 세분화하고 투명하게 공개해 자율경쟁을 통한 금리 인하를 유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이와 관련, 카드사들의 할부금리 운용 현황에 대한 내부검토를 끝내고 여신금융협회 등에 할부금리 비교공시에 대한 제도보완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중단 사태를 계기로 카드사들의 높은 할부 수수료 때문에 소비자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금융 당국이 조치 마련에 나선 것이다.
신용카드 할부 금리는 고객의 신용등급과 할부 기간에 따라 차이가 난다. 현재 여신금융협회에서 각 카드사의 할부금리를 비교 공시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지만 최소값에서 최대값까지의 범위만 나와 있어 카드사 별 비교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금융위는 이를 은행의 대출 가산금리 비교공시처럼 고쳐 할부금리도 체계적으로 비교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고객들은 카드사별로 공개된 금리 비교를 통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고 카드사들의 금리 경쟁을 유도해 할부금리의 전반적인 인하효과도 누릴 수 있다.
일부 카드사들은 선제적으로 할부 금리 인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음달부터 대형가맹점의 무이자 할부서비스가 전면 중단됨에 따라 일부 카드사를 중심으로 내부적으로 할부 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의 할부 서비스 평균 금리는 약 16% 안팎으로 카드론(연 15∼17%)과 리볼빙 서비스(연 20%) 평균 금리에 맞먹는다. 특히 일부 전업계 카드사들은 현금서비스에 육박하는 수준의 할부수수료를 고객들에게 책정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전체 유이자 할부서비스 이용 고객 중 76.68%의 고객에게 22~24%의 할부수수료를 적용하고 있다.
이밖에 하나SK카드(71.84%)와 삼성카드(59.99%), 롯데카드(58.16%) 등이 할부수수료 이용 고객 중 절반 이상의 고객에게 18%가 넘는 고금리의 할부수수료를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