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007 남북 정상회담] 金위원장 시종일관 무표정 왜?

"협상前 기선잡기용 포석"…모습도 다소 노쇠

[2007 남북 정상회담] 金위원장 시종일관 무표정 왜? "협상前 기선잡기용 포석"…모습도 다소 노쇠 평양=공동취재단ㆍ이철균기자 2일 언론 카메라에 잡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안색(오른쪽)과 지난 2000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때 모습. /평양=청와대사진기자단 노무현 대통령을 직접 영접하면서 오랜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두 정상 간의 첫 만남에서 잠깐 미소만 지었을 뿐 시종일관 무표정했다. 7년 전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맞을 당시 선글라스를 끼고 파안대소하던 모습과는 대조적이었다. 김 위원장 모습도 다소 노쇠해 보였다. 7년 전인 지난 2000년, 첫 정상회담에서의 김 위원장은 나이보다 젊다는 인상을 줄 정도로 회담기간 내내 활기찬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날의 김 위원장은 올 7월 초 평양을 방문한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을 만났을 때보다 표정이 좋지 않았다. TV 화면에 나타난 김 위원장은 양 옆머리가 센데다 윗부분이 성긴 듯한 느낌을 주었고 얼굴 주름살도 많이 늘어났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5월 독일 의료진에게서 심장 관련 시술을 받은 뒤에도 여전히 당뇨와 심장 등으로 건강이 별로 안 좋은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이날 보여준 실무적인 태도와 무표정은 3일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기선잡기용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평소 흔히 입던 연한 갈색의 점퍼 차림에 안경을 낀 채 노 대통령이 무개차에서 내려 다소 서두르듯 자신의 앞으로 걸어왔지만 노란 줄을 그은 위치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은 채 기다렸다. 예의 차원에서라도 몇 걸음 앞으로 나갈 수도 있었겠지만 김 위원장은 두 다리를 양 어깨 너비만큼 벌리고 오른쪽으로 비스듬한 자세로 묵묵히 지켜보기만 했다. 특히 2000년 김 전 대통령과 뜨겁게 포옹했던 것과 달리 노 대통령 내외와 포옹하지 않은 채 건조한 악수만 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의장대 사열과 평양 시민들에게 답례를 보내는 의전행사 전과정에서조차 김 위원장의 환하게 웃는 표정은 별로 볼 수 없었다. 대신 북한 헌법상 국가수반이자 열살 이상이나 연장자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깍듯이 두 손으로 김 위원장과 악수한 반면 김 위원장은 한 손으로 악수를 해 자신의 권위를 드러내기도 했다. 북한 관련 한 전문가는 "7년 전과 달리 김 위원장이 이날 보여준 무표정하고 딱딱한 행동들은 건강 등의 요인도 있겠지만 내일 두 정상 간의 협상을 앞두고 기선을 잡기 위한 포석으로도 작용하지 않았겠냐"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정상회담은 2000년 1차 회담과 달리 남북관계 진척을 위한 실질적인 주제를 갖고 진행될 전망이다. 노 대통령도 평양 출발에 앞서 "평화정착과 경제발전을 함께 가져갈 수 있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진전을 이루는 데 주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3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공식 정상회담을 갖고 남북 공동번영, 한반도 평화, 화해와 통일을 주제로 평화체제 구축 방안과 경제협력 문제 등에 대해 포괄적인 의견교환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남북 간 신뢰구축 및 군사보장 조치 선행을 위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협상 주제도 논의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두 정상 모두 2000년 1차 회담과 달리 회담에 임하는 긴장감도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결국 노 대통령을 영접하면서 나타난 김 위원장의 분위기가 중요한 협상을 앞둔 상황에서 전략적 차원에서 표출했을 가능성이 큰 것도 이 때문이다. 입력시간 : 2007/10/02 17:37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