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수쿠크법 도입, 과연 국익에 도움 될까


이슬람채권법의 도입을 놓고 국론이 양분되고 있다. 경제적으로 득이 되는 이슬람 금융의 도입을 기독교인들이 종교적인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는 분위기이다. 과연 이슬람채권(수쿠크)의 발행은 우리나라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 정부는 수쿠크 발행을 통해서 외화자금 조달창구를 다변화할 수 있고 기업들이 저리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한다. 과연 이는 국론을 분열시키면서까지 적극 추진할 만큼 효과가 있을까. 먼저 외화자금 조달창구의 다변화가 정부가 기대하는 만큼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왜냐하면 이슬람채권법이 없더라도 돈이 되는 사업기회만 있으면 오일머니는 언제든지 들어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나라에 30조원 이상의 오일머니가 들어와 있음이 이를 입증한다. 물론 수쿠크 발행을 통해 기업들이 저리의 자금을 확보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 수쿠크의 경우에는 이슬람법에 의해 이자를 줄 수 없기 때문에 실물에 기반한 거래를 통해 창출된 이익을 배분하는 구조로 돼있다. 따라서 이와 관련되는 각종 세금을 면제해주지 않으면 오히려 비싼 자금원이 되기 때문에 과세특례를 줘야 한다. 결국 수쿠크의 효과는 세금을 깎아 기업에게 싼 자금원을 제공하는 것과 동일하기 때문에 크지 않다. 또한 수쿠크를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하려면 말레이시아나 싱가포르에 현지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서 얼마든지 할 수도 있다. 일본의 경우 실제로 해외 SPC를 통해 수쿠크를 발행하고 있지만 자국 내 발행에는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그렇지만 이슬람 금융의 도입 시 우려되는 점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첫째, 샤리아위원회는 이슬람 금융의 투자 및 운영 적격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기관인 데 해당 국가의 금융법 보다 샤리아(이슬람법)를 우선시한다. 실제로 영국과 UAE간의 분쟁이 발생하였을 때 UAE재판소는 계약상의 영국 법률과 무관한 샤리아를 적용하여 판결하였다. 둘째, 수쿠크는 보유자산 가치 하락 시 현금화가 어려울 수 있고 청산 중 발생하는 담보물의 소유권 분쟁 시 이에 대한 명확한 규정도 없는 실정이다. 또한 이슬람 금융에는 이슬람종교가 깊이 배어있다. 이슬람 금융은 이슬람 성직자인 샤리아 율법학자들에 의해서만 승인될 수 있기 때문이다. HSBC의 샤리아 전문가 쉐이크 니잠 야쿠비는 샤리아위원회의 궁극적인 목표는 영국의 이슬람화라고 했다. 종교적 목적을 가지고 있는 이슬람 금융을 경제적 논리만으로 접근할 수 없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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