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가 노동조합 운영비를 부당 지원하고 노동조합 전임자를 과다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심재철의원(한나라당)에 따르면 적십자사가 제출한 '2010 감사원 감사' 자료에서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의 규정에는 사용자가 노조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등의 부당노동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으나 적십자사는 관련 규정을 어긴 것으로 나타났다.
적십자사가 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는 노조에서 부담해야 하는 노조 각 지부의 도서실 운영 및 노조 행사 등에 지출되는 비용과 각종 조합 업무와 관련된 출장비 등 조합의 운영비를 2008년과 2009년에 각각 1억6,898만1,690원, 1억7,001만7,688원씩 부당하게 지원한 것으로 나와 있다.
적십자사는 노조 전임자 규정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노동조합 전임자 조정기준'에는 노조원 수가 1,001명 이상 1만명 이하일 경우 전임자 수는 기본 2명이고 노조원 1,000명당 1명을 추가해 운용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적십자 수는 조합원 수가 1,850명으로 적정 노조 전임자가 3명임에도 불구하고 24명의 전임자를 두고 이들의 인건비로만 2008~2009년 2년간 20억원이 넘는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 의원은 "공공기관인 적십자사가 탈법적으로 노조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며 "내부 노조에 불법·부당한 예산 지원 구조를 개선하지 않고 경영개선을 하겠다는 발상은 공염불에 불과하다"고 말했다.